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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수첩] 앞다퉈 출시하면 뭐하나? '비건은 못 먹는 식물성 제품'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비건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품업계가 앞다퉈 식물성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베지테리언 단계 중 가장 엄격한 비건이 먹지 못하는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자의 경험상 제품 소개 시 ‘비건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이 없으면 대부분 비건이 먹지 못하는 제품이다. 빵이 사용되는 피자, 샌드위치, 햄버거를 비롯해 튀김옷을 입힌 제품은 ‘식물성’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베지테리언은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빵과 튀김옷에 달걀과 우유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에서 출시한 플랜트버거가 대표적이다. 식물성 패티를 사용했지만, 빵과 소스에는 동물성 식재료가 포함됐다. 아울러 다른 버거 제품에 사용되는 패티를 굽는 장소에서 식물성 패티를 굽기에 교차 오염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베지테리언의 단계 중 플렉시테리언만 맛볼 수 있는 버거다.

 

이렇듯 동물성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서 식물성 제품을 출시했을 경우 ‘교차오염’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미국에서는 한 비건 고객이 비건 패티를 고기와 똑같은 그릴에 구워 육류 부산물이 묻었다는 이유에서 버거킹을 고소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9일 피자 브랜드 ‘도미노 피자’에서는 언리미트와 함께 식물성 피자 5종을 출시했다. 도미노 식물성 미트 피자 5종은 기존 육류 토핑 대신 식물성 단백질 토핑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지만 빵과 소스에는 동물성 원료가 사용되며 심지어 치즈는 ‘비건 치즈’가 아니다. 이 제품 역시 비건을 비롯한 베지테리언은 섭취할 수 없다.

 

이쯤되니 채식이 유행을 하고 있으니 부랴부랴 비건 탈을 쓴 제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왜 식품업계는 식물성 제품과 동물성 제품이 섞인 이도 저도 아닌 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하는 걸까? 

 

관계자들은 국내 비건 시장이 걸음마 단계인 점을 꼽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비건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소수의 음식 취향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다시 말해 실제 비건이 섭취하기보다 식물성 제품을 호기심에 맛보는 정도에 맞추다 보니 진짜 비건은 먹지 못하는 제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기자가 포함된 채식 단톡방에는 종종 ‘이것 비건일까요?’라며 제품 사진이 올라온다. 아리송할 때는 제조사에 전화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 단톡방에 공유하는 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곤 하는데 안타깝게도 보통 비건은 먹지 못하는 비건 탈을 쓴 제품이다. 성분 표시에는 적히지 않은 소량의 동물성 원료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무 적게 포함돼 있어 성분표시에도 존재하지 않는 동물성 원료도 먹지 않는 것이 '비건'이다. 


앞서 언급했던 식물성 제품들이 출시됐을 당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비건 니즈가 늘고 있는 것에 발맞춰'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진정 비건 니즈에 발맞추기로 했다면 비건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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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아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입니다. 신선한 뉴스, 잘 차려드릴게요!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2021년도 인터넷신문위원회 저널리즘 이슈포럼' 교육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