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배양육’ 국내 기준 어디까지…식탁 오르기 전 남은 절차

통상 배양육으로 불리는 세포배양식품의 국내 관리 기준 마련이 한 단계 진전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포배양가공식품의 유형과 기준·규격을 신설하는 고시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지난달 31일 마쳤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제품 판매를 일괄 허용하는 조치가 아니라 원료와 최종 제품의 심사 경로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식품 제조에 쓰이는 세포배양식품원료는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심사받아야 한다. 인정받은 원료나 이를 주원료로 제조·가공한 제품은 새로 만들어지는 ‘세포배양가공식품’ 유형의 기준과 규격을 적용받게 된다. 원료 심사에서는 세포의 기원과 제조 방법, 종 동일성, 세포주의 특성, 잠재적 위험요인 등이 검토 대상이 된다. 원료의 성분과 섭취량, 생산 관리 방식도 평가 범위에 포함된다. 같은 배양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세포주와 배지 성분, 제조공정이 다르면 원료별 심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제도 적용을 앞두고 세부 규정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바이오미래식품산업협의회는 원료와 최종 제품의 기준 적용 관계, 세포가 자라도록 받치는 식용 지지체의 정의, ‘주원료’ 요건, 세부 규격의 적용 범위를 구체화해 달라는 의견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배양 원료가 소량 들어가는 초기 제품까지 새 식품 유형에 포함되는지는 제품 개발과 심사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도 시장 진입에 앞서 심사 기반을 정비하고 있다. 영국 식품기준청은 9월 이사회 자료에서 세포배양식품의 생산공정과 안전성, 분석 방법을 연구하는 2년 과정의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조사에서는 안전성과 비자연성, 농가에 미칠 영향이 주요 우려로 나타나 용어와 표시 기준의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세포배양식품은 식물성 대체육과도 구분된다. 동물 세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도살 감소 가능성과 별개로 비건 식품으로 자동 분류되지 않는다. 비건 소사이어티도 현재의 배양육을 비건 식품으로 보지 않고 있다. 향후 국내 표시체계에서는 원료의 기원과 제조 방식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식약처는 수렴된 의견을 검토해 고시안을 확정하게 된다. 이후에도 업체별 원료 안전성 인정과 최종 제품의 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고시 확정이 곧바로 배양육의 국내 판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2026-09-04
[비건잇슈] 유럽 대체단백질 투자 반등…식물성 분야는 70 감소

유럽 대체단백질 기업이 올해 상반기 유치한 민간투자가 전년 동기보다 56% 증가했다. 그러나 식물성 식품 분야의 투자액은 약 70% 줄어들면서 발효 기술을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그린퀸은 지난달 31일 굿푸드인스티튜트 유럽(GFI Europe)이 넷제로인사이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유럽 대체단백질 기업의 상반기 민간투자액이 2억3600만유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4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반기 투자액이다. 같은 기간 세계 대체단백질 투자액은 3억4100만유로에서 3억600만유로로 약 10% 감소했다. 유럽 기업이 세계 투자액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투자 건수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체 시장이 확대됐다기보다 투자자가 소수 기업과 대형 거래를 선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증가를 이끈 분야는 발효 단백질이다. 미생물을 이용해 유제품·달걀 단백질 등을 만드는 정밀발효 기업은 1억유로를 유치했다. 미생물 자체를 단백질 원료로 활용하는 바이오매스 발효 분야에는 9900만유로가 들어갔다. 두 분야를 합친 투자액은 1억9900만유로로 유럽 전체 대체단백질 민간투자의 약 84%에 해당한다. 반면 식물성 식품 기업의 투자액은 지난해 상반기 6100만유로에서 올해 1800만유로로 약 70.5% 감소했다. 배양육 분야도 1800만유로를 유치해 발효 기술과 큰 격차를 보였다. 식물성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이나 시험 생산에서 산업 규모 생산으로 넘어가기 위한 자금 조달에 집중하는 단계다. 민간투자 외에 발효 기업이 확보한 보조금도 상반기 6700만유로에 달했다. 일부 기업은 보조금과 대출, 민간자본을 결합해 생산시설 구축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 대체단백질 시장의 투자 반등은 산업 전반의 회복보다 발효 기술과 대형 거래에 자금이 집중된 선택적 회복에 가까운 셈이다.

2026-09-03
‘승용’ 퇴역마가 불법 도축 현장에…말복지 통계 도마

서류상 승용마로 전환된 퇴역 경주마가 불법 도축 현장에서 발견되면서 한국마사회의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율’ 산정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24일 성명을 내고 승용전환율 산출과 기관경영평가 활용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공익감사에 감사원이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비건은 지난 4월 2일 시민 3034명과 함께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2024년 기관경영평가에서 퇴역경주마의 승용 전환 두수가 2023년 415마리에서 2024년 516마리로 늘었고, 승용전환율도 32.65%에서 42.96%로 10.31%포인트 상승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제주비건이 공개된 개별 말 자료를 다시 집계한 결과 승용 용도로 신고된 퇴역마는 2023년 552마리, 2024년 522마리로 나타났다. 비율도 43.8%에서 42.4%로 낮아졌다는 것이 단체의 주장이다. 퇴역 경주마 ‘천행챗’ 사례도 승용전환율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웠다. 천행챗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0차례 경주에 출전해 총 1억4675만원의 상금을 기록하고 지난달 16일 퇴역했다. 서류상 용도는 승용으로 등록됐지만 같은 달 31일 말 사체와 도축 흔적이 확인된 제주시의 한 농장에서 발견됐다. 현장에 남아 있던 천행챗 등 말 4마리와 흑염소 1마리는 이후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제주비건은 퇴역 당시 신고된 용도만으로 승용전환율을 산정할 경우 실제 훈련과 이용 여부, 소재지와 생존 상태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마사회는 2025년 은퇴경주마 1156마리 가운데 545마리가 승용으로 전환돼 전환율이 47.1%라고 밝혔다. 다만 말의 소유권이 마주에게 있어 퇴역 이후 이동과 처분에 직접 관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2026-08-24
옷도 살아 있을 수 있을까…다시 자라는 균사체 드레스

옷이 손상된 부분을 다시 자라게 하고 수명이 끝나면 땅에서 분해될 수 있을까. 버섯 등 균류가 뻗어내는 실 모양 조직인 균사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면서 재단과 봉제가 가능한 직물이 개발됐다. 동물성 가죽을 대체하는 데 머물렀던 균사체 소재가 스스로 표면을 갱신하는 ‘활체 소재’로 확장된 것이다. 중국과학원 선전선진기술연구원 연구진은 번데기동충하초 균사체로 만든 직물 플랫폼을 7월 2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균사체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균사가 서로 얽혀 형성한 조직이다. 연구진은 액체 배양 과정에서 만들어진 균사체 덩어리를 틀에 넣고 낮은 에너지로 건조해 시트 형태로 만들었다. 여기에 유연성을 높이는 글리세롤을 처리하자 소재를 접거나 비틀고 자른 뒤 봉제할 수 있었다. 기존 균사체 소재가 열이나 화학 처리 과정에서 생명활동을 잃는 것과 달리 가공 후에도 일부 균사가 다시 자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하면 직물 표면에 새로운 균사가 자라 손상된 층을 갱신했다. 비교적 큰 구멍에는 새 균사체를 채운 뒤 다시 배양해 끊어진 부분을 연결했다. 별도 조치 없이 옷이 저절로 복구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생물의 성장을 수선 과정에 이용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표면에 자란 균사의 미세 구조는 물방울이 쉽게 굴러가는 소수성을 나타냈다. 연구진이 측정한 물 접촉각은 약 145도로, 합성 코팅 없이 오염을 줄이는 자가 세정 기능으로 이어졌다. 색소를 만드는 효모를 결합해 여러 색상의 무늬를 만들고, 멜라닌을 생성하는 검은누룩곰팡이를 활용해 자외선 흡수 성능도 더했다. 각 기능을 적용한 균사체 시트는 재단과 봉제를 거쳐 드레스 시제품으로 제작됐다. 균사체 의류 자체는 앞서 여러 차례 등장했지만, 이번 연구는 완성된 소재에 생명활동을 남겨 표면 재생과 기능 변경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빠른 생분해성은 장점이자 상용화 과제다. 연구팀이 같은 소재로 만든 작은 상자를 토양 5㎝ 아래에 묻자 41일 동안 형태가 거의 사라졌다. 세탁과 마찰을 견뎌야 하는 일상복에는 아직 적합하지 않으며 제조 균일성, 오염 관리, 생명활동을 원하는 시점에 조절하는 기술도 보완해야 한다. 당장은 의류보다 사용 기간이 짧은 포장재와 전시 구조물, 예술 직물 등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 연구가 보여준 미래의 옷은 오래 버티는 물건을 넘어 필요할 때 자라고 고쳐지며 사용 후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재에 가깝다.

2026-08-20
오늘 민방위 훈련 오후 2시…대피소 찾기·차량 통제는

20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국에서 공습 상황을 가정한 민방위 훈련이 실시된다. 공습경보 사이렌과 안전안내문자가 발송되면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나 인근 지하공간으로 이동해 라디오 방송과 현장 안내를 따라야 한다. 훈련은 공습경보와 경계경보, 경보해제 순으로 진행된다. 오후 2시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주민 대피가 시작되며, 오후 2시 15분 경계경보가 내려지면 대피소 밖으로 나와 경계 태세를 유지한 채 통행할 수 있다. 오후 2시 20분 경보가 해제되면서 훈련이 끝난다. 민방위 대피소는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에 전국 1만7000여 곳이 지정돼 있다. 가까운 대피소는 안전디딤돌 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 네이버·카카오맵·티맵 등 지도 서비스에서 ‘민방위 대피소’를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인근에 지정 대피소가 없으면 주변 건물의 지하공간으로 이동하면 된다. 일부 도로에서는 오후 2시부터 5분간 차량 이동통제 훈련이 진행된다. 서울은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숭례문교차로까지 약 1㎞ 구간이 대상이다. 지역별 통제 구간과 우회도로는 지방자치단체 공지와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주요 도로에서는 소방차와 구급차 등 긴급차량 길 터주기 훈련도 함께 실시된다. 긴급차량이 접근하면 운전자는 비상등을 켜고 서행해야 한다. 편도 1차로에서는 오른쪽 가장자리에 붙어 일시 정지하고, 2차로 이상에서는 좌우로 이동해 도로 중앙에 통행 공간을 확보한다. 병원과 지하철, 철도, 항공기, 선박 등 주요 시설과 교통수단은 정상 운영된다. 다만 훈련이 진행되는 시설이나 통제 구간에서는 현장 안내에 따라 이동이 일시 제한될 수 있다.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