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개국 화석연료 감축 논의, 기후협상 ‘이행 단계’로 이동

  • 등록 2026.05.05 18:57:22
크게보기

콜롬비아 산타마르타 회의서 전환 로드맵·재원·노동 전환 쟁점 부상

 

콜롬비아 산타마르타에서 열린 첫 ‘화석연료 전환’ 국제회의가 기후협상의 새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석탄·석유·가스 사용을 줄이는 문제를 선언 수준에 두지 않고 국가별 이행 경로와 재원 조달, 노동 전환 문제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다.

 

카본브리프는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이번 회의에 57개국이 참여했으며, 이들 국가가 세계 경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회의 참가국을 56개국으로 집계했다. 참여국 수에는 출처별 차이가 있지만, 이번 회의가 화석연료 전환을 별도 의제로 다룬 첫 국제회의라는 점에는 주요 보도와 관련 기관 설명이 대체로 일치한다.

 

회의는 콜롬비아와 네덜란드가 공동 주최했다. 참가국들은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한 국가별·지역별 로드맵, 보조금 개편, 탄소집약적 무역 구조, 노동 전환, 개발도상국 재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구속력을 갖는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회의와 기존 기후협상에 연결될 수 있는 별도 협의 채널이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논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남은 쟁점과도 맞닿아 있다. 국제사회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점차 접근하고 있지만, 국가별 생산·소비 감축 경로와 비용 부담을 두고 이견을 보여 왔다. 산타마르타 회의는 모든 국가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유엔 협상 구조와 달리, 전환 의지가 있는 국가들이 먼저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핵심 쟁점은 재원이다. 개발도상국들은 부채 부담과 에너지 안보 문제로 인해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재원 조달과 노동 전환을 다루는 실무 논의가 부각됐다. 화석연료 산업에 의존해 온 지역과 노동자를 배제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환을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함께 다뤄졌다.

 

주요 배출국의 제한적 참여는 한계로 남았다.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일부 주요 화석연료 생산·소비국은 이번 회의의 중심에 있지 않았다. 따라서 산타마르타 회의가 곧바로 세계 에너지 구조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화석연료 퇴출 논의를 ‘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로 옮겼다는 점에서 향후 기후외교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차기 회의는 2027년 투발루에서 열릴 예정이다. 투발루와 아일랜드가 공동 주최국으로 거론되면서 기후위기에 취약한 섬나라와 선진국이 함께 논의를 이어가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산타마르타 회의의 성과는 각국 로드맵이 실제 정책, 예산, 산업 전환 계획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Copyright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