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무라벨 생수 의무화, 플라스틱 감축과 정보 접근성 사이

  • 등록 2026.05.13 17:04:25
크게보기

온라인·묶음 제품부터 전환…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도 시행

 

먹는샘물 시장이 커지면서 생수병 포장재 감축이 제로웨이스트 정책의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올해부터 먹는샘물 무라벨 제도가 전환 단계에 들어가면서 생수병 몸통에 붙던 상표띠는 점차 사라지고, 제품 정보는 정보무늬와 병마개·소포장 표시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먹는샘물 무라벨 제도를 2020년 소포장 제품 허용, 2022년 낱병 판매 허용을 거쳐 2026년 전환 단계로 확대했다. 온라인 판매 제품과 오프라인 소포장 제품은 올해부터 무라벨 방식으로 생산·판매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낱개로 판매되는 제품은 소상공인과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1년간 전환 안내 기간을 둔다.

 

무라벨 제도의 핵심은 병 몸통의 비닐 라벨을 없애 재활용 품질을 높이는 데 있다. 페트병을 분리배출할 때 라벨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선별 과정이 복잡해지고, 고품질 재활용 원료로 다시 쓰는 데도 제약이 생긴다. 제도 전환이 안착되면 라벨 제작에 쓰이던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어든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4년 생산량 52억병을 기준으로 무라벨 제도가 정착될 경우 연간 2270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먹는샘물 시장은 2024년 3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최근 5년간 연평균 13.5% 성장한 것으로 제시됐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포장재 감축 효과도 단일 제품군을 넘어 생활폐기물 관리와 연결된다.

 

소비자 정보 제공 방식은 새 과제다. 기존 라벨에 담기던 제품 정보는 병마개 정보무늬나 소포장지 겉면, 운반용 손잡이 표시로 제공된다. 품목명, 제품명, 유통기한 또는 제조일자, 수원지, 연락처 등 5가지 핵심 정보는 용기 표면이나 병마개에 표시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구조가 늘어나는 만큼 고령층과 소매 현장의 접근성 문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유통 현장에서는 결제와 진열 방식도 변수다. 무라벨 생수는 병 몸통에서 상품명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판매정보단말기 입력, 바코드 스티커, 정보무늬 스캔 장비 보급 등이 병행돼야 한다. 편의점과 소형 슈퍼마켓처럼 낱개 판매 비중이 큰 곳에서는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전환 방식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포장재 정책은 무라벨에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1월부터 연간 5000t 이상 페트병을 사용하는 먹는샘물·비알코올 음료 제조업체에는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의무 제도가 적용된다. 2026년 의무사용률은 10%이며, 정부는 2030년까지 의무 대상을 연간 1000t 이상 사용업체로 넓히고 의무율을 3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원료 의무화는 버려진 페트병을 다시 식품·음료 용기로 쓰는 순환체계를 만들기 위한 제도다. 환경부 인증을 거친 재활용 과정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용기 안전성 인증을 통과한 재생원료만 무색 페트병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재생원료의 품질, 공급량, 가격, 기업별 조달 역량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무라벨 생수와 재생원료 의무화는 모두 페트병 순환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지만, 소비자에게는 정보 확인 방식 변화로, 기업에는 포장 설계와 원료 조달 부담으로 나타난다.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효과를 키우려면 라벨 제거와 재생원료 사용 비율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분리배출 편의성, 소매점 적용 가능성, 정보 접근성, 재생원료 시장 안정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Copyright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