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매년 약 500억 톤의 모래가 사용되면서 해안과 하천 생태계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은 지난 12일 공개한 ‘모래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도시화와 기반시설 수요 증가로 모래 소비가 자연 보충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과 매립 수요가 계속 늘면서 2060년까지 관련 수요가 최대 45%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모래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유리 등 산업 재료로 쓰이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해안 침식과 폭풍해일을 완화하고 지하수 염분 침투를 막는 역할을 한다. 하천과 삼각주, 해안에 남아 있는 모래는 해양 생물의 서식 기반이자 기후위기 시대의 자연 방어선으로 기능한다.
해양 모래 채취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엔환경계획의 ‘마린 샌드 워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연안 환경에서 매년 40억~80억 톤 규모의 모래와 퇴적물이 준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2019년 분석에서는 준설 규모가 증가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준설 기업의 약 절반이 해양보호구역 안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해당 물량이 전체 준설량의 15%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보호구역 지정만으로는 생태계 보전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고, 허가와 영향평가,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무분별한 모래 채취는 어류와 거북, 조류, 게 등 해안 생물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어업·관광 등 지역 생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 위험이 커지는 지역에서는 모래가 단순한 건설 자재가 아니라 재난 피해를 줄이는 자연 기반 시설로 평가된다.
유엔환경계획은 각국이 모래를 전략 자원으로 인식하고 국가 단위 사용량 목록과 부문별 관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래 수요를 줄이는 건설 방식, 재활용 골재, 대체 소재 확대도 지속가능한 해안 관리의 과제로 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