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전기·전자제품 관리가 제로웨이스트의 새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뿐 아니라 무선이어폰, 휴대용 선풍기, 소형 생활가전 등 전자제품 사용이 늘면서 제품 수명이 끝난 뒤 회수·재활용 체계를 어떻게 넓힐지가 중요해졌다.
정부는 지난 1월 1일부터 전기·전자제품 회수·재활용 의무 대상을 기존 50종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세탁기, 냉장고, TV, 컴퓨터 등 일부 중·대형 제품 중심으로 관리됐지만, 올해부터는 일부 제외 항목을 빼고 전기·전자제품 전반이 환경성보장제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환경성보장제는 전기·전자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유해물질 사용을 줄이고 회수·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다. 제조·수입업자는 의무 대상 제품에 대해 회수·인계·재활용 의무를 지고, 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 함유기준도 관리해야 한다.
이번 확대는 전자제품 소비 구조가 달라진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소형 전자제품은 크기가 작아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지기 쉽고, 가정 안에 장기간 보관되다 배출되는 경우도 많다. 무선기기와 충전식 제품이 늘면서 배터리, 금속, 플라스틱 등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회수하는 체계의 중요성도 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앞서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전 품목 확대를 통해 연간 약 7만6000t의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철과 플라스틱 등 자원의 재자원화를 통해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환경적·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과제는 제도 확대가 실제 배출 현장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대형 폐가전은 방문 수거 등 비교적 알려진 경로가 있지만, 소형 전자제품은 배출 장소와 방법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충전식 기기와 배터리 내장 제품은 안전한 분리배출과 회수 과정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
전자제품 재활용 확대는 단순히 폐기물 처리 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제품을 오래 쓰고, 수리하고, 회수해 다시 자원으로 돌리는 순환 체계가 갖춰져야 제도 효과도 커질 수 있다. 전 품목 확대 이후에는 생산자 의무 이행과 함께 소비자가 쉽게 배출할 수 있는 회수망, 소형 제품의 분리배출 안내, 재활용 품질 관리가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