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석유와 가스 중심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전기로 전환하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전기화 지원 규모를 2030년까지 연 55억유로에서 연 100억유로, 한화 약 17조5000억원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신규 재원 투입보다 기존 공공 지원을 전기화 분야로 재배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화석연료 가격 변동과 에너지 수입 의존이 생활비와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프랑스 정부는 주거·교통·산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전력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주요 정책 축으로 삼고 있다.
경제부가 공개한 전기화 계획은 22개 조치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난방용 화석연료 전환 지원, 산업 부문 전력망 접속 절차 개선, 화석연료 광고 제한 등이다. 정부는 100개 지역을 전기화 선도 지역으로 선정해 교통과 주거 부문 전환을 함께 추진한다.
주거 부문에서는 히트펌프 보급과 가스 난방 축소가 핵심이다. 프랑스 정부는 2030년부터 신규 건물이 가스를 소비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2027년 1월 1일부터 신규 공동주택의 가스 설비를 제한하는 규정도 예고했다. 공공 임대주택의 가스 난방 전환 지원도 병행된다.
교통 부문에서는 사회적 리스 방식의 전기차 보급이 확대된다. 프랑스 정부는 2026년 중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5만대 규모의 신규 전기차 리스 지원을 추진하고, 전기차·배터리·모터의 유럽 내 생산 비중을 고려해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과 전력망 투자도 전환 속도를 좌우할 변수다. 프랑스 기업총국은 송전망 운영사 RTE가 2030년까지 연간 투자 속도를 세 배로 높이고, 전기화 용도에 80억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전망 운영사 Enedis도 2026~2030년 산업 접속과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330억유로 투자를 예고했다.
프랑스의 전기화 정책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전력 사용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다. 다만 전력망 확충, 주거 난방 전환 비용,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산업용 전력계약 안정성은 정책 집행 과정에서 계속 점검될 쟁점으로 남는다.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는 전환이 실제 탄소 감축과 에너지 비용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전력 생산, 배전망, 소비자 지원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