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기후공시 규칙 원점으로…투자자 정보 공백 우려

  • 등록 2026.06.01 22: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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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도입 규칙 전면 철회 제안
연방관보 게재 뒤 60일 의견수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의 기후 관련 정보 공시 의무를 담은 2024년 규칙을 전면 철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SEC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업 등록신고서와 연차보고서에 기후 관련 정보를 포함하도록 한 증권법·거래법 하위 규칙 개정사항을 폐지하겠다고 공개했다. 의견수렴 기한은 연방관보 게재일 이후 60일이다.

 

2024년 3월 채택된 기후공시 규칙은 상장기업과 공모 기업이 기후 관련 위험과 그 위험이 사업전략·영업실적·재무상태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공시하도록 한 내용이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감독 체계, 위험 관리 절차, 일부 대형 기업의 Scope 1·2 온실가스 배출량,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발생한 비용·손실 등도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규칙은 채택 직후부터 법적 다툼에 놓였다. SEC는 2024년 4월 사법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규칙 효력을 유예했고, 지난해 3월에는 규칙 방어를 중단하기로 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이번 철회 제안과 관련해 2024년 규칙이 법정 권한과 정책적 근거를 둘러싼 문제를 안고 있으며, 기업의 공시 부담과 비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SEC는 기존 규칙이 기업에 상당한 비용을 부과하고,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만 요구하는 증권 공시의 중요성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 기후 관련 사항을 별도 공시 체계로 다루는 방식이 기업 행위를 사실상 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철회 사유로 들었다.

 

반면 투자자 보호와 시장 투명성을 중시하는 쪽에서는 공시 후퇴라는 비판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 규칙이 시행 전 소송으로 멈춰 있었지만, 금융시스템 안에서 커지는 기후 위험과 기업 대응 비용에 대한 일관된 정보 요구를 반영한 제도였다고 전했다. AP통신도 환경단체와 투자자 옹호 단체가 기후 관련 재무위험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 차원의 철회 움직임이 글로벌 기후공시 흐름 전체의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사회·환경 위험과 기업 활동의 영향을 보고하도록 하는 지속가능성 공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는 일정 매출 이상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 관련 재무위험 공시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에는 미국 증권시장 노출 여부, 해외 투자자 대응, 글로벌 공급망 요구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연방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유럽과 일부 주 정부의 공시 체계, 기관투자자의 기후위험 정보 요구, 거래처의 공급망 배출량 확인은 별도 변수로 남는다. ESG 공시 논쟁은 기업 부담 완화와 투자자 정보 접근권 사이의 균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지영 수습기자 cho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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