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홀로 집에 2: 뉴욕을 헤매다’에는 맥컬리 컬킨이 연기한 케빈과 브렌다 프리커가 연기한 ‘비둘기 아줌마’가 등장한다. 이 인물은 과거의 상처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센트럴파크에서 비둘기들과 지내지만, 케빈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극 중 ‘비둘기 아줌마’는 케빈에게 크리스마스이브에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취지의 말을 건네며, 선의와 회복의 상징으로 남았다. 그러나 현실의 공원과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이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서울숲, 한강공원 11개 지구 등 38곳을 집비둘기 먹이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해당 구역에서 먹이를 제공할 경우 과태료 제도가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 6월 1일부터는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과태료는 1회 위반 20만원, 2회 위반 50만원, 3회 이상 위반 시 최대 100만원이다.
비둘기 먹이주기를 둘러싼 인식은 양쪽으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배고픈 동물을 돕는 개인의 선의로 받아들인다. 다른 한쪽에서는 먹이 제공이 개체 밀집과 번식 증가를 부르고, 분변·악취·소음·시설물 오염 같은 생활 불편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같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돌봄이지만, 다른 시민에게는 공공장소 이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도시 행정이 문제 삼는 지점은 일회성 관심보다 특정 장소에 먹이를 제공해 비둘기를 모이게 하는 행위다. 인위적인 먹이는 비둘기가 자연 먹이를 찾는 행동을 줄이고 특정 장소에 머무르게 만든다. 공원, 광장, 지하철역 주변처럼 이용자가 많은 공간에서는 이 같은 밀집이 민원과 위생 문제로 빠르게 연결된다.
그렇다고 비둘기를 혐오의 대상으로만 다루는 접근도 한계가 있다. 집비둘기는 인간이 만든 도시 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동물이다. 건물 틈, 교량, 광장, 음식물 쓰레기 등은 모두 사람이 만든 서식 조건과 먹이원이다. 개체 수 증가의 책임을 비둘기나 먹이를 주는 일부 시민에게만 돌리기보다, 쓰레기 관리와 서식 환경 개선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물복지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급식을 방치하는 일도, 비둘기 자체를 배제 대상으로 보는 일도 아니다. 공공장소에서 먹이주기를 제한하되, 시민이 왜 먹이주기를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음식물 쓰레기 방치와 불법 투기 같은 구조적 원인을 함께 줄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영화 속 ‘비둘기 아줌마’가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를 돌아보게 했다면, 현실의 과태료 논의는 도시가 동물과 시민의 생활권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묻고 있다.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는 단순한 처벌 문제가 아니라, 선의와 공공질서, 동물복지와 생활환경 사이의 기준을 세우는 도시 공존의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