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산양 6마리가 지난 10일 속리산국립공원에 방사됐다. 이번 방사는 백두대간 중부권에서 산양 서식지를 잇고 개체군을 복원하기 위한 조치로, 개체 추가보다 방사 이후 정착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방사 개체는 암컷 2마리와 수컷 4마리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과 강원 양구 산양·사향노루센터에서 보호하던 개체 가운데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자연 적응력이 높은 개체를 각각 3마리씩 선별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새순과 초본류 등 자연 먹이자원이 풍부한 6월에 맞춰 방사를 진행했다.
속리산은 월악산과 덕유산을 잇는 백두대간 중부권 생태 거점으로 평가된다. 산양 복원에서 이 지역이 중요한 이유는 특정 국립공원 안의 개체 수 증가에만 있지 않다. 설악산·오대산·월악산 등 기존 서식지와 남쪽 산악 지대를 잇는 생태축이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산양 개체군의 고립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단은 이번에 방사한 산양에게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했다. 방사 이후 서식지 적응 여부와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개체별 행동 범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산양이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불법 엽구 수거 등 서식지 안정화 작업도 병행된다. 탐방객에게 지정 탐방로 이용을 안내하는 것도 서식지 교란을 줄이기 위한 관리 수단으로 제시됐다.
산양은 한반도 산악 산림지대에 사는 소과 중형 포유류다. 가파른 바위 지형을 이동할 수 있는 발굽과 암수 모두 가진 원통형 뿔이 특징이다. 과거 밀렵과 서식지 훼손, 폭설 등으로 개체 수가 줄면서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환경당국은 1998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국립공원 산양 복원은 월악산 사례를 통해 일정한 성과가 확인된 바 있다. 공단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월악산에 산양 22마리를 방사했고, 2024년까지 최소 183마리의 서식을 확인했다. 다만 월악산의 성과를 속리산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지형, 먹이자원, 주변 서식지와의 연결성, 탐방 압력, 겨울철 기상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속리산의 과제는 방사 직후 생존 여부를 넘어 장기적으로 번식 가능한 개체군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있다. 공개 자료상 속리산에는 약 60마리의 산양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공단은 최소존속개체군 기준인 100마리 수준을 목표로 복원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수치는 복원 방향을 보여주는 기준이지만, 방사 자체가 곧바로 안정적 개체군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기후변화도 변수다. 환경당국은 산양이 보호 관리와 복원 노력으로 강원 고성군에서 경북 경주시까지 서식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겨울철 폭설과 먹이 부족, 고립에 따른 폐사 가능성을 보호 활동의 주요 이유로 들고 있다. 산악 지대에 사는 산양은 서식지 훼손뿐 아니라 기상 조건 변화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방사는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의 한 단계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평가는 위치추적 자료, 무인센서카메라 조사, 배설물 유전자 분석 등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속리산 산양 복원은 개체 수 확대보다 서식지 안정성, 산악 생태계 연결성, 인간 활동과의 거리 조정이 함께 작동할 때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