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동물복지 계란 인증, 사후관리가 신뢰 가른다

  • 등록 2026.07.06 23: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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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계 인증농장 281호 점검…10호 인증취소·1호 과태료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이 전국 동물복지 산란계 인증농장 281호를 점검한 결과 10호의 인증이 취소됐다. 동물복지 계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인증을 받은 뒤에도 실제 사육환경이 기준에 맞게 유지되는지가 제도 신뢰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점검은 2월 13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됐다.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은 산란장소, 홰, 깔짚 등 사육시설 관리와 사육밀도, 폐사체 관리, 공기오염도 등 사육환경을 살폈다. 닭의 건강상태, 부리다듬기, 강제환우 등 관리자 준수사항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상황을 고려해 먼저 농장 현장 사진이 포함된 체크리스트를 제출받는 방식으로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체크리스트를 일부 제출하지 않는 등 관리 실태가 미흡한 98호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최종 조치 결과는 인증취소 10호, 과태료 1호, 보완 6호, 현지시정 7호다.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는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라 농장동물을 사육하는 축산농장을 인증하고, 해당 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에 동물복지 표시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산란계는 2012년부터 인증 대상에 포함됐고, 축산환경관리원은 지난해 4월 27일부터 신규 인증, 사후관리, 갱신, 인증취소 등 인증심사 업무를 맡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확인하는 ‘동물복지’ 표시는 인증 취득 당시의 시설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 산란계 농장은 사육밀도, 깔짚 상태, 개체 건강, 관리자 조치가 시간이 지나며 달라질 수 있다. 최초 심사뿐 아니라 인증 이후 매년 실제 사육환경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점검은 계란 생산 현장의 동물복지 기준이 소비자 표시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도 드러냈다. 동물복지 계란은 일반 계란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표시의 신뢰성은 소비자 선택권과도 맞물린다. 인증 표시가 시장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기준 위반 농가를 확인하고 시정하는 사후관리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산란계 복지 기준은 계란 수급과 가격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사육면적 확대 기준의 단계적 이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점검은 시설 기준 전환과 별개로 인증농장의 실제 관리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는 과제를 보여준다.

 

특별점검은 동물복지 인증농장에 대한 별도 사후관리지만, 넓게 보면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과 같은 방향의 문제다. 계란 생산 기반을 급격히 흔들지 않으면서도 동물복지 기준을 유지하려면, 인증 표시와 실제 사육환경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관리가 필요하다.

 

농식품부는 상반기에 현장점검을 받지 않은 농가와 보완 대상 농가를 올해 고병원성 AI 특별방역기간 시작 전까지 계속 점검하기로 했다. 농가 교육과 홍보도 병행한다. 동물복지 계란 시장의 신뢰는 인증 농장 수보다 기준 위반을 얼마나 빨리 확인하고 바로잡는지에 달려 있다.

이지현 동물복지전문기자 jhlee@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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