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제조 과정에서 나온 맥주박과 과일 착즙박, 채소 펄프 등을 새 식품 원료로 되돌리는 업사이클 푸드가 순환경제의 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다만 식용 가능한 재료를 애초에 남기지 않는 감축과 발생이 불가피한 부산물을 활용하는 새활용은 구분해야 한다.
로이터는 지난 29일 덴마크에서 남은 비트·당근·버섯과 주스 생산 뒤 나온 펄프를 식물성 대체식품에 활용하고, 영국에서는 남는 빵을 맥주 원료로 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주박과 커피 부산물, 과일 껍질처럼 활용도가 낮았던 원료도 가공식품과 식품 소재로 개발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22년 소매·외식·가정 단계에서 발생한 식품 폐기물은 10억5000만t으로, 소비자에게 공급된 식품의 약 19%에 해당한다. 비가식 부위가 포함된 수치로 제조 부산물 통계와 범위는 다르지만, 식품 손실과 폐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세계 배출량의 8~10%로 추산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식품 폐기물 관리에서 발생 예방을 가장 환경적으로 유리한 선택으로 두고, 기부와 새활용도 상위 경로로 분류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식품으로 유지하는 편이 사료화나 퇴비화, 에너지화보다 자원 가치를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사이클링이 과잉 생산과 폐기 예방을 대신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025년 12월 21일 시행된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체계에 새활용 식품 제조 기술이 포함됐다. 식품 제조 과정의 부산물이나 농축산 부산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드는 기술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제1차 푸드테크산업 육성 기본계획도 감귤·배 착즙박과 맥주박 등을 식품 원료나 신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료의 안전성과 추적성은 산업 확대의 전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품 폐기물과 부산물에 오염물질이 섞일 수 있어 재분배·새활용 과정에 식품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원료가 발생한 공정과 보관 조건, 전처리·검사 이력을 확인하고 일정한 품질로 공급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
환경효과도 부산물 활용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수거와 운송, 건조·추출·가공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기존 원료를 얼마나 대체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새 제품 판매가 늘어도 원래 공정의 부산물 발생량이 줄지 않는다면 폐기 예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업사이클 푸드의 성장 조건은 버려질 원료를 상품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폐기 발생을 먼저 줄이고, 불가피하게 나온 부산물은 안전성과 이력을 관리해 식품으로 되돌리며, 감축량과 환경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순환형 식품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