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사용후 배터리 10만개 전망…회수·거래 체계 바뀐다

  • 등록 2026.08.22 17: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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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법 시행 앞두고 이력관리·재생원료 인증 정비

 

국내 사용후 배터리 배출량이 2025년 8321개에서 2030년 10만7500개로 약 13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 보급 뒤 나온 배터리를 폐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사용하거나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순환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법률과 인증제, 거래 기반을 마련하고 있지만 안전한 회수와 성능 평가, 원료 이력 추적 기준을 시행 전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사용후 배터리의 관리 및 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은 5월 26일 제정됐으며 2027년 5월 27일부터 시행된다. 법률 명칭에 ‘폐배터리’ 대신 ‘사용후 배터리’를 쓴 것은 사용을 마친 배터리가 곧바로 폐기물로 귀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잔존 성능에 따라 재제조·재사용할 수 있고, 분해한 뒤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추출해 새 배터리 원료로 되돌릴 수도 있다.

 

새 법은 전기차 배터리를 차량에서 떼어내기 전 성능을 평가하고 사용후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에는 유통 전후 안전검사를 적용하는 체계를 담았다. 제조부터 운행, 회수, 재사용·재활용까지의 정보를 관리하는 이력·거래 시스템과 재생원료 생산·사용 인증제도도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는 지난 7일 업무협약을 맺고 두 부처가 따로 추진하던 정보시스템을 ‘배터리 거래·이력 관리 플랫폼’으로 연계하기로 했다. 기후부의 재생원료 생산인증과 산업부의 재생원료 사용·함유율 인증 대상도 맞춘다. 운반·보관 규정과 재활용사업자 관리 기준은 하위법령으로 정비한다.

 

재생원료 인증은 이미 시범 단계에 들어갔다. 기후부는 6월 25일부터 재활용 기업 6개사, 한국환경공단과 탄산리튬·황산니켈 등 8종을 대상으로 생산 인증 방식을 검증하고 있다. 배터리 원료가 분말이나 액체로 유통되는 특성을 고려해 개별 제품이 아닌 생산공정 단위로 폐자원 투입량과 재생원료 생산량을 추적한다.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한 세부 운영지침은 2027년 초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산업 기반은 경북 포항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클러스터는 입주기업을 상시 모집하고 있으며, 올해 실증·분석 장비 사용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혁신바우처와 재사용·재활용·진단 분야의 창업기업 지원사업도 공고했다.

 

배출량 증가가 곧바로 안정적인 순환시장 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잔존 성능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어야 거래 가격을 정할 수 있고, 회수부터 운송·보관까지 화재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재생원료 인증 과정에서는 공정별 물질 흐름을 확인하면서 기업의 영업비밀도 보호해야 한다.

 

법 시행까지 남은 기간에는 회수기관의 업무 연속성과 부처별 데이터 연계, 운반·보관 기준을 함께 확정해야 한다. 사용후 배터리가 폐기물에서 전략자원으로 전환될지는 늘어나는 물량보다 이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순환시키는 제도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서인홍 기자 desk@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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