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승용마로 전환된 퇴역 경주마가 불법 도축 현장에서 발견되면서 한국마사회의 ‘퇴역경주마 승용전환율’ 산정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단법인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24일 성명을 내고 승용전환율 산출과 기관경영평가 활용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공익감사에 감사원이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비건은 지난 4월 2일 시민 3034명과 함께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2024년 기관경영평가에서 퇴역경주마의 승용 전환 두수가 2023년 415마리에서 2024년 516마리로 늘었고, 승용전환율도 32.65%에서 42.96%로 10.31%포인트 상승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제주비건이 공개된 개별 말 자료를 다시 집계한 결과 승용 용도로 신고된 퇴역마는 2023년 552마리, 2024년 522마리로 나타났다. 비율도 43.8%에서 42.4%로 낮아졌다는 것이 단체의 주장이다.
퇴역 경주마 ‘천행챗’ 사례도 승용전환율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웠다. 천행챗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0차례 경주에 출전해 총 1억4675만원의 상금을 기록하고 지난달 16일 퇴역했다. 서류상 용도는 승용으로 등록됐지만 같은 달 31일 말 사체와 도축 흔적이 확인된 제주시의 한 농장에서 발견됐다.
현장에 남아 있던 천행챗 등 말 4마리와 흑염소 1마리는 이후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제주비건은 퇴역 당시 신고된 용도만으로 승용전환율을 산정할 경우 실제 훈련과 이용 여부, 소재지와 생존 상태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마사회는 2025년 은퇴경주마 1156마리 가운데 545마리가 승용으로 전환돼 전환율이 47.1%라고 밝혔다. 다만 말의 소유권이 마주에게 있어 퇴역 이후 이동과 처분에 직접 관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