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나 푸딩을 비건 디저트로 바꾸려고 젤라틴 대신 한천을 넣는다면 원료뿐 아니라 굳는 성질도 살펴야 한다. 둘 다 액체를 굳히는 데 쓰이지만 같은 양을 넣는다고 같은 식감이 나오지는 않는다. 원래 레시피의 재료 이름만 바꾸기 어려운 이유다.
젤라틴 제조사 젤리타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젤라틴은 동물의 결합조직에 있는 콜라겐에서 얻는 단백질이다. 돼지나 소 외에 생선 등에서도 얻을 수 있다. 생선 유래 젤라틴도 동물성 원료이므로 비건 조리에서는 원료의 종만 바꾸는 것으로 대체가 되지 않는다.
한천은 홍조류에서 얻는 응고 재료다. 식품 소재 업체 모더니스트 팬트리는 한천을 비건 조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젤라틴과 성질이 같지는 않다고 구분한다. 한천만으로 만든 젤은 단단하고 부서지는 성향이 있으며, 젤라틴 특유의 녹는 온도와 향미가 풀리는 방식까지 그대로 재현하지는 못한다.
제품별 조리 안내도 다르다. 이 업체의 정제 한천 제품은 끓는 온도에서 5분간 녹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해당 제품의 사용 조건으로, 모든 한천을 똑같이 끓이라는 공통 지침은 아니다. 사용하는 제품의 가열 방법과 권장량, 레시피가 지정한 재료를 맞춰야 한다.
같은 한천이라도 제품에 따라 굳히는 힘이 달라질 수 있다. 분량을 늘리기 전에 소량으로 만들어 원하는 단단함과 식감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특히 젤라틴용 레시피를 그대로 쓰기보다 한천을 기준으로 설계된 조리법에서 출발하면 가열과 굳힘 과정을 비교하기 쉽다.
비건 여부는 응고 재료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우유·크림·토핑 등 디저트 전체에 들어가는 재료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한천으로 바꿔 동물성 젤라틴을 제외했더라도 다른 동물성 재료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재료 확인과 식감 조절을 각각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