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제조 때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재생원료 비율을 내년부터 15%로 높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올해 처음 적용된 10% 의무율에서 5%포인트 높아지는 내용으로, 생산 단계에서 재생원료 사용을 늘려 플라스틱 순환 체계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7일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의무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페트병 용기의 재생원료 사용의무율을 2026년 10%에서 2027년 이후 15%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견 제출 기한은 9월 30일까지다.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의무제는 자원재활용법에 근거한 제도다. 현재는 연간 5000톤 이상 페트병을 사용하는 먹는샘물·비알코올 음료류 제조업체가 주요 의무 대상이다. 대상 사업자는 제품과 용기를 만들 때 일정 비율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사용률은 연간 국산 재생원료 사용량을 내수용 대상 제품·용기의 연간 출고량으로 나눠 산정한다. 다만 최종 소비자가 사용하기 전 생산 공정에서 발생한 자투리 등 공정부산물을 다시 투입한 양은 재생원료 사용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소비 이후 회수된 플라스틱을 다시 원료로 활용하는 실질적 순환 구조를 늘리려는 취지가 반영된 기준이다.
올해 적용된 10% 의무율은 무색 페트병을 중심으로 본격 시행됐다. 정부는 제도 도입 당시 2030년까지 의무 대상을 연간 1000톤 이상 사용 업체로 확대하고, 의무율도 단계적으로 30%까지 높이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행정예고는 그 과정에서 2027년 이후 적용 비율을 우선 15%로 구체화한 절차에 해당한다.
의무비율이 높아지면 음료 제조사뿐 아니라 폐페트병 수거·선별, 재생원료 생산, 용기 제조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정 품질의 재생 PET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재생원료 수요가 늘면서 분리배출과 재활용 체계의 실효성도 함께 점검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아직 행정예고 단계인 만큼 최종 고시 과정에서 일부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정책의 방향은 수거율 중심의 재활용을 넘어, 실제로 재생원료가 다시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페트병 순환 정책의 핵심도 폐기물 처리 이후보다 생산 단계의 자원순환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재생원료 의무비율 상향은 플라스틱 감축과 순환경제 전환을 숫자로 관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제로웨이스트 정책의 실질적 이행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