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정책의 중심을 ‘보호’에서 ‘복지’로 넓히는 동물복지기본법 제정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 반려동물에 집중돼 온 정책 범위를 농장동물과 실험동물, 동물원·수족관 동물 등으로 넓히고 동물별 특성을 고려한 기본 원칙과 시책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물복지기본법 제정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소통24와 모두의 농정메신저, 동물보호의 날 행사 등을 통해 접수된 국민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동물보호단체, 산업계, 관계 부처의 의견을 제정안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다.
앞서 진행된 온·오프라인 의견 수렴에서는 소극적인 ‘보호’ 중심의 관점에서 적극적인 ‘복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동물복지의 대상도 반려동물에 머무르지 않고 농장·실험동물 등 다양한 동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나왔다.
제정 논의에는 동물복지의 기본이념과 원칙을 정립하고 반려동물, 농장동물, 실험동물, 동물원·수족관 동물 등 각 동물의 특성을 존중하는 시책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사육·이용되는 동물을 하나의 기준으로 다루기보다 유형별 특성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방향이다.
이번 논의가 주목되는 이유는 동물학대 방지와 구조·보호에 집중됐던 정책에서 동물이 살아가는 환경과 생애 전반의 상태까지 고려하는 체계로 범위를 넓히려는 데 있다. 농장동물의 사육환경, 실험동물의 이용과 관리, 전시동물의 복지처럼 분야별로 다른 문제를 국가 차원의 기본 원칙 아래 어떻게 연결할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국가·지방정부의 책무, 기존 동물 관련 법·제도와의 관계는 최종 제정안이 공개된 뒤 확인해야 한다. 농장·실험·전시동물은 각각 축산과 연구, 동물원·수족관 관리 등 서로 다른 제도와 맞물려 있어 기본법이 어느 수준까지 공통 원칙과 정책 방향을 제시할지가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안이 구체화되면 ‘보호에서 복지로’라는 정책 방향이 선언적 원칙을 넘어 다양한 동물의 생활환경과 관리 기준, 정부의 책무로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동물복지기본법 논의는 반려동물을 넘어 농장·실험·전시동물까지 정책 범위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국내 동물복지 정책의 구조를 다시 짜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향후 공개될 제정안에서 동물 유형별 시책과 국가 차원의 기본 원칙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길지가 제도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