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잇슈] 밀라노 패션위크, 모피 홍보 중단 흐름 합류

이탈리아 패션협회 9월 행사부터 자율 가이드라인 적용…EU 탈모피 논의와 연결

 

이탈리아 패션계가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동물 모피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탈리아패션협회(CNMI)는 지난 15일 밀라노 패션위크 참가 브랜드를 대상으로 2026년 9월 행사부터 동물 모피로 만든 의류·액세서리 등을 런웨이에서 선보이지 않도록 권고하는 자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법적 금지나 참가 제한이 아니라 자율 권고에 가깝다. CNMI는 가이드라인이 브랜드의 창작·사업 자율성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도, 협회가 직접 제작하는 공식 커뮤니케이션 콘텐츠에서는 모피를 홍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함께 제시했다.

 

밀라노의 결정은 주요 패션위크가 동물성 소재 사용 기준을 다시 정비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는 2026년 9월 뉴욕 패션위크부터 공식 일정 컬렉션에서 동물 모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이 기준은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되거나 포획된 밍크, 여우, 토끼, 친칠라, 코요테, 라쿤도그 등을 대상으로 한다.

 

런던과 코펜하겐 등도 앞서 모피 또는 야생동물 유래 소재 사용을 제한하는 기준을 도입했다. 동물보호·윤리 패션 단체들은 이 같은 흐름을 패션 산업이 동물복지와 지속가능성을 공급망 기준으로 반영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행사의 성격과 지역별 규정이 달라 실제 적용 범위는 패션위크마다 차이가 있다.

 

유럽연합 차원의 규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시민발의 ‘Fur Free Europe’은 EU 전역의 모피 사육 금지와 역내 모피 제품 판매 금지를 요구하며 150만 건이 넘는 검증 서명을 제출했다. 유럽위원회는 2023년 12월 대응 방침을 내고 유럽식품안전청의 과학 의견과 경제·사회적 영향 평가를 거쳐 모피 사육·판매 금지 제안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패션업계의 탈모피 흐름은 비건 패션을 둘러싼 논의를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모피 사용 여부는 단일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 사육, 포획, 공급망 관리, 소비자 표시와도 연결된다. 밀라노 패션위크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강제 규제는 아니지만, 유럽 패션 산업에서 동물 유래 소재를 둘러싼 기준이 점차 공개적 검토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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