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대법원이 오트 기반 식물성 음료 포장에 ‘밀크’ 표현을 변형해 쓰는 방식도 허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린퀸은 지난 3월 31일 스위스 연방대법원이 다논의 항소를 기각하고, 알프로 오트 음료 제품의 ‘This Is Not M*lk’ 표시를 제한하는 판단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다논 스위스가 알프로 브랜드로 판매한 오트 음료 포장 문구에서 비롯됐다. 제품 뒷면에는 ‘오트 음료’로 표기됐지만, 전면에는 ‘SHHH…THIS IS NOT M*LK’라는 문구가 사용됐고 ‘milk’의 ‘i’ 자리는 흰색 물방울 형태로 대체됐다. 스위스 연방대법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취리히 주 실험실은 2022년 해당 표시 방식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것을 금지했고, 취리히 행정법원도 2024년 제조사 측 항소를 기각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3월 27일 공개 심리에서 제조사 측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구체적 사안에서 ‘milk’에 해당하는 표현을 비건 제품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봤으며, 부정문 형태로 쓰거나 글자를 바꾸는 방식도 원칙적으로 같은 판단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스위스 공영매체 스위스인포도 법원이 4대 1로 다논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전했다.
쟁점은 소비자 혼동 가능성과 식품 명칭 보호다. 스위스 법 체계에서 우유는 포유류 동물의 젖에서 얻은 제품으로 정의되며, 식품의 표시와 광고는 제품의 제조·구성·성격에 대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해서는 안 된다. 법원은 제품 뒷면에 오트 음료로 표기돼 있더라도, 전면의 큰 문구가 전체 표시 판단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번 판단은 유럽권 식물성 식품 표시 논쟁과도 맞물린다. 영국 대법원은 지난 2월 오틀리가 ‘Post Milk Generation’ 문구를 상표·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유럽연합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일부 육류식 명칭 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어, 식물성 식품 업계의 표시 전략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체유 시장에서는 제품의 성격을 설명하는 명칭과 소비자 혼동 방지 기준 사이의 경계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식물성 음료 기업들은 ‘오트 드링크’, ‘아몬드 드링크’처럼 원료와 제품군을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표시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소비자에게 익숙한 ‘밀크’ 표현을 어디까지 제한할지는 국가별 법령과 판례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도 식물성 음료와 비건 인증 제품이 늘어나면서 표시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식품 표시 제도는 소비자가 제품의 원료와 성격을 이해하도록 돕는 장치인 동시에, 대체식품 시장의 접근성과 제품 설명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외 판례는 국내 제도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식물성 식품 표시 기준을 설계할 때 소비자 명확성과 선택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