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청도 소싸움 앞 동물복지 과제

동물보호법 예외 속 개선협의체 가동…폐지 논의도 이어져

[편집자 주]
비건뉴스는 청도 소싸움을 둘러싼 경기 운영 방식, 사행산업 구조, 동물복지 쟁점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3편은 동물보호법상 예외 구조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운영 개선 협의체, 폐지 논의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청도 소싸움은 전통경기이자 합법 사행산업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동물복지 관점에서는 가장 민감한 쟁점을 남기고 있다. 1편이 경기 방식과 우권 구조를, 2편이 법률과 사행산업 통계 속 운영 구조를 다뤘다면, 마지막 편은 소싸움이 동물보호법의 예외 영역에 놓인 배경과 앞으로의 개선·폐지 논의를 살펴본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둔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이 예외 대상을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싸움으로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경우로 규정한다.

 

이 예외 구조는 청도 소싸움 논쟁의 출발점이다.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은 소싸움을 활성화하고 농촌지역 개발과 축산발전 촉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동물복지 관점에서는 두 동물의 힘겨루기를 경기와 우권 발매, 환급 구조에 편입하는 방식 자체가 동물에게 고통과 상해 위험을 전제로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소싸움 경기 운영방식 개선과 싸움소 복지 증진을 위해 ‘청도 소싸움 운영 개선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농식품부, 동물보호단체, 소싸움 관계기관, 외부 전문가가 참여 대상으로 제시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20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분기마다 회의를 열어 개선 이행계획과 향후 추진 방안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협의체 구성은 경기 운영 관련 의혹에 대한 실태조사 이후 나왔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 26일부터 2월 13일까지 3주 동안 싸움소 바꿔치기, 약물 오남용, 부상 싸움소 출전 등 소싸움 경기 운영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싸움소 개체식별 관리, 약물·수의검사 기준, 소싸움 경기 관계자 이해충돌 분야의 제도개선 사항을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에 통보했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개체식별, 약물검사, 경기 공정성 등 관리 강화 방안을 포함한 이행계획을 마련해 추진하는 구조다. 이행계획이 실제 경기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출전 소의 동일성 확인, 약물검사 절차, 부상 소 출전 제한, 수의검사 기준, 경기 관계자의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구체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개선 논의의 핵심은 현행 제도 안에서 싸움소 복지와 경기 투명성을 어디까지 높일 수 있느냐다. 개체식별이 강화되면 출전 소의 동일성 확인과 기록 관리가 정교해질 수 있고, 약물·수의검사 기준이 명확해지면 부상 소 출전이나 약물 사용 의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해충돌 관리는 경기 운영의 공정성과 직접 연결된다.

 

그러나 동물복지 단체와 폐지론자들은 운영 개선만으로 근본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소싸움은 경기의 성립 자체가 두 동물의 충돌과 힘겨루기를 전제로 하며, 우권 발매와 환급 구조가 결합돼 있어 동물의 신체적 부담이 수익 구조와 분리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통문화 보존 논리와 동물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기준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소싸움이 오락과 사행을 목적으로 동물 간 충돌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운영 개선보다 폐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에는 전통 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도 발의돼 있다. 폐지론은 소싸움을 동물보호법 예외로 계속 둘 것이 아니라, 사행산업 구조와 동물의 상해 위험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지론은 지역 전통문화와 지역경제, 싸움소 사육 농가의 생계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남은 과제는 두 갈래다. 단기적으로는 농식품부 협의체가 개체식별, 약물검사, 부상 소 출전 제한, 수의검사 기준을 얼마나 구체화하고 공개적으로 점검할지가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동물보호법 예외 조항과 전통소싸움법을 현행대로 유지할지, 단계적 축소나 폐지 논의로 갈지에 대한 사회적 판단이 필요하다.

 

청도 소싸움은 전통문화, 사행산업, 지역경제, 동물복지가 한 지점에서 맞물린 제도다. 경기 방식과 매출 구조, 동물보호법 예외 논의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싸움소를 경기 수단으로 두는 제도를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지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