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떠난 뒤 찾아오는 상실감, 펫로스 어떻게 마주해야 하나

억지로 잊기보다 애도 과정 인정해야…일상 회복과 주변 지지 중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겪는 상실감도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경험으로 다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29.2%로 집계됐다.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처럼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별 뒤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회복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보호자가 겪는 슬픔, 죄책감, 공허감, 무기력 등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노령으로 인한 이별뿐 아니라 안락사 결정 과정에서도 보호자는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반복하기 쉽다. 이 감정은 단순한 과민 반응이라기보다 오랜 관계가 끝난 뒤 나타나는 애도 반응에 가깝다.

 

상실 이후에는 반려동물이 쓰던 물건을 치우지 못하거나, 귀가 후 습관적으로 이름을 부르는 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 식욕 저하, 수면 변화, 집중력 저하처럼 일상 리듬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반응을 서둘러 없애야 할 문제로만 보지 않는 것이다. 함께 보낸 시간의 의미가 클수록 이별 뒤 감정도 깊게 나타날 수 있다.

 

회복의 첫 단계는 슬픔을 부정하지 않는 데 있다. 사진과 물건을 한꺼번에 정리하기 어렵다면 시간을 두고 보관 방식부터 정할 수 있다. 작은 추모 공간을 만들거나, 편지를 쓰거나, 함께 걸었던 산책길을 천천히 다시 찾는 방식도 애도의 과정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추모가 일상 전체를 멈추게 하는 방식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식사, 수면, 출근, 가벼운 외출 같은 기본 생활 리듬은 가능한 범위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주변인의 태도도 중요하다. “이제 그만 잊어라”, “또 입양하면 된다”, “동물일 뿐이다”라는 말은 보호자의 상실감을 가볍게 만드는 표현이 될 수 있다. 대신 “많이 그리울 것 같다”, “함께한 시간이 컸겠다”처럼 관계의 의미를 인정하는 말이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긴 사람에게 이별은 실제 생활의 구조가 바뀌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시점도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빠른 입양이 위로가 되는 사람도 있지만, 상실감을 덮기 위한 선택이 오히려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전 반려동물과 새 반려동물을 비교하게 되거나 죄책감이 커진다면 시간을 더 두는 편이 낫다. 입양은 애도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돌봄 관계를 감당할 준비가 됐을 때 검토할 문제다.

 

슬픔이 장기간 이어지고 일상 기능이 크게 흔들린다면 혼자 견디는 방식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담기관, 정신건강의학과, 반려동물 상실 경험을 나누는 모임 등 외부 도움을 찾는 것도 회복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의 애도는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관계가 남긴 흔적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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