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를 ‘인류 멸종’이라는 질문으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다시 점검되고 있다.
기후위기가 곧바로 인류 전체의 멸종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현재 과학계의 주류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MIT 기후포털은 IPCC 최신 보고서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중대한 위험을 제시하지만 인간 멸종을 그 목록에 두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기후위기가 가볍다는 뜻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이 ‘종말’보다 사회 기반과 생존 조건의 급격한 악화에 있다는 의미다.
위험은 이미 관측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2025년 전 지구 기후 현황’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11년이었다고 밝혔다. 2025년은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43도 높아 역대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됐고, 폭염·집중호우·열대저기압 등 극한 현상은 경제와 사회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현재 감축 경로도 충분하지 않다. UNEP의 ‘2025년 배출격차보고서’는 각국의 국가결정기여가 모두 이행돼도 이번 세기 기온 상승은 2.3~2.5도, 현행 정책 기준으로는 2.8도 수준으로 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5도 경로에 맞추려면 2035년 연간 배출량을 2019년보다 55% 줄여야 한다는 진단도 함께 제시됐다.
문제는 기온이 조금씩 오를 때 피해도 단순히 조금씩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IPCC는 지구온난화가 증가할 때마다 여러 위험이 동시에 강화되고, 손실과 피해가 누적·증폭된다고 평가했다. 2025년 세계 티핑포인트 보고서는 1.5도 초과가 더 많은 임계점 위험을 키우며, 산호초 고사와 빙상 변화, 아마존 열대우림 쇠퇴, 대서양 자오선 순환 약화 등이 식량·물·해안 거주 환경에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 영향은 가장 직접적인 위험 중 하나다. WHO는 36억명이 이미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지역에 살고 있으며, 취약 지역의 최근 10년 극한기상 사망률이 덜 취약한 지역보다 15배 높았다고 밝혔다. 폭염·홍수·폭풍뿐 아니라 식량체계 교란, 물·식품 매개 질병, 매개체 감염병, 정신건강 문제도 기후변화의 건강 경로로 제시됐다.
기후위기의 위험은 특정 재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폭염은 노동시간과 전력 수요를 흔들고, 가뭄과 홍수는 농업 생산과 식수 접근성을 악화시킨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도시와 저지대 국가의 거주 안정성을 압박한다. 이런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면 보건, 식량, 주거, 에너지 체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식량체계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빠질 수 없는 축이다. FAO는 2023년 세계 농식품 시스템 배출량을 165억톤 이산화탄소환산량으로 집계했고, 이는 전체 배출의 32%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에서 축산 배출은 43억톤으로 단일 구성 항목 가운데 가장 컸다. IPCC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식단을 낮은 환경 압력, 접근성, 형평성 등을 갖춘 식단으로 설명하면서 통곡물·콩류·과일·채소·견과류 등 식물성 식품을 포함한 균형 식단을 관련 개념으로 제시한다.
따라서 기후위기를 둘러싼 질문은 “인류가 멸망하느냐”보다 “어떤 지역과 계층, 어떤 생태계가 먼저 버틸 수 없게 되느냐”에 가깝다. 멸망론은 위험을 과장해 피로감을 키울 수 있고, 반대로 멸종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만 강조하면 현재의 피해를 축소할 수 있다. 과학적 경고는 두 극단 사이에서 배출 감축, 적응, 식량체계 전환, 취약계층 보호를 함께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