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옷이 제로웨이스트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의류 수거함에 넣은 옷은 재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 흐름은 수거, 선별, 수출, 소각·매립, 일부 재활용이 뒤섞인 구조에 가깝다.
한국환경연구원이 공개한 ‘폐의류의 국내 재활용 체계 구축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폐의류·폐섬유류 총 발생량은 연 80만t으로 산정됐다. 이 가운데 41%는 재사용을 위해 수거되고, 8%는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다. 나머지 51%는 일반쓰레기와 혼합 배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거된 폐의류가 모두 국내에서 다시 쓰이는 것도 아니다. 같은 연구는 전체 발생량 가운데 수출을 통한 재사용 비율을 25.7%, 내수 재사용 비율을 2.0%로 산출했다. 물질 재활용은 4.7%, 에너지회수는 5.9%로 제시됐다. 실질 재활용률은 38.3%로 계산됐지만, 국내 재활용률은 12.6%에 그쳤다.
폐의류 문제는 분리배출 단계에서부터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의류 수거함을 통해 모인 옷은 민간 선별 과정을 거치지만, 오염되거나 재사용 가치가 낮은 의류는 잔재물로 남는다. 종량제봉투에 섞여 배출되는 폐의류는 생활폐기물로 처리되면서 재사용·재활용 흐름에 진입하기 어렵다.
의류는 소재가 다양하고 혼방 비율이 높아 재활용도 쉽지 않다. 면,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판덱스 등 여러 섬유가 섞인 제품은 단일 소재보다 분리와 재가공이 어렵다. 지퍼, 단추, 프린트, 코팅, 장식물도 선별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재사용 가능한 의류와 재활용 가능한 섬유를 구분하는 체계가 약하면 수거량 증가가 곧 순환 확대를 뜻하지 않는다.
정부도 의류의 생산부터 유통, 재활용과 폐기까지 환경영향을 줄이는 관리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 의류 환경협의체를 출범하고, 업계와 함께 의류 전 과정의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패션 소비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폐기 이후 처리만으로는 폐의류 문제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제로웨이스트 관점에서 폐의류 문제는 수거함 이용을 넘어선다. 오래 입기, 수선, 중고 거래, 재사용 가능한 의류 선별, 재활용 가능한 소재 설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소비 이후 단계만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부터 버려지는 양을 줄이는 구조가 마련돼야 폐의류 순환 체계도 실질성을 가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