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질소 순환 흔들리나…해빙 감소가 먹이망 변수로

2009년 전후 질산염 급감 관측…플랑크톤·탄소 흡수 기능 영향 우려

 

북극해에서 해빙 감소가 바닷물의 영양염 순환을 바꾸고, 해양 먹이망의 기반인 플랑크톤 생장 조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북극해 생태계가 2009년 전후로 이전 상태와 다른 전환 국면에 들어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 등이 참여한 논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앤드 인바이런먼트’에 실렸다. 연구진은 1998년부터 2023년까지 프람 해협에서 관측된 극지 표층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을 전후해 고정 질소 농도가 낮아지고 규소 대비 질소 비율이 높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질산염은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핵심 영양염이다. 북극해는 해빙이 줄면서 더 많은 햇빛이 바닷물 표면에 도달해 1차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빛보다 질소 부족이 생산성을 제한하는 단계로 바뀌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원인으로 대륙붕 해저에서 일어나는 탈질 작용 증가를 지목했다. 탈질은 질산염이 질소 기체 등으로 전환돼 바다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이다. 해빙 감소와 표층 해류 변화가 맞물리면서 추크치해와 동시베리아해 대륙붕의 영향이 커졌고, 이 지역에서 질소 손실 신호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논문은 2009년 이후 극지 표층수가 추크치해와 동시베리아해 대륙붕에 머무르거나 영향을 받는 비중이 커졌고, 서쪽 방향 표층 해류 속도도 평균적으로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순환 변화와 탈질 증가가 함께 작용해야 프람 해협에서 관측된 질소 감소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질소 제한이 강해지면 큰 규조류보다 작은 플랑크톤이 우세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어류, 바닷새, 해양 포유류로 이어지는 북극 먹이망의 에너지 전달 구조를 바꿀 수 있다.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일부 탄소를 심해로 보내는 생물학적 탄소 펌프에도 관여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북극해 전체의 생태계 변화가 이미 확정됐다고 단정하기보다, 관측 자료와 모델 분석을 통해 질소 생지화학 순환의 전환 가능성을 제시한 성격이 강하다. 연구진도 해양 먹이망과 북대서양 상업 어업권에 미칠 영향을 더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빙 감소는 북극 항로, 자원 개발, 생태계 변화와 함께 기후위기 논의의 핵심 지표로 다뤄져 왔다. 이번 연구는 해빙이 줄어드는 현상이 단순히 바다 표면의 얼음 면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영양염 순환과 탄소 흡수 기능까지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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