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폭염·침수 동시 대비, 지자체 기후적응 예산이 시험대에

6~7월 강수량 대체로 많고 기온 평년보다 높아…취약계층·도시 인프라 집행력 관건

 

6월에 접어들면서 지자체 기후적응 예산의 집행력이 여름 재난 대응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기상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3개월전망에 따르면 6~8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6~7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대체로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같은 시기 도시 안전망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자연재난 종합대책은 풍수해와 폭염을 함께 다루며, 산사태·하천재해·지하공간 침수 등 3대 유형의 인명피해우려지역을 지난해보다 448개 늘어난 9412개소로 관리한다. 전국 408만개소 빗물받이 점검, 우수관로 정비,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도 포함됐다.

 

침수 대응은 사전 차단과 대피 시간 확보에 맞춰져 있다. 정부는 지하차도 침수심이 5cm를 넘으면 차량 진입을 즉시 차단하고, 통제 상황과 우회도로를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반지하주택에는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이동식 물막이판 등 수방자재를 전진 배치한다.

 

폭염 대응도 강화됐다. 올해부터 체감온도 38도 이상 폭염 때 ‘폭염중대경보’를 도입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과 현장 상황관리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폭염 대책비 300억 원은 지방정부에 조기 교부됐고, 특보 시 취약어르신 안부 확인, 에너지바우처, 에어컨 설치·교체 지원, 폭염 취약사업장 점검이 병행된다.

 

기후적응 예산도 확대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6년도 예산 및 기금 총지출은 19조1662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9.9% 늘었다. 이 가운데 도시침수 예보체계 시범운영 25억 원, 맨홀 추락방지 시설 설치 1104억 원, 국가하천정비 배수영향구간 863억 원 등이 사회안전망 예산으로 제시됐다.

 

다만 예산 증액이 곧바로 기후위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시침수는 하수관로, 빗물받이, 지하공간, 도로 통제, 대피 안내가 동시에 작동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폭염은 무더위쉼터 수보다 접근성, 야간 운영, 이동이 어려운 고령층과 야외노동자 관리 체계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4차 대책은 미래 기후위험을 고려한 사회기반시설 설계 기준 강화, AI 홍수예보 확대, 취약계층 실태조사, 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 지원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기후적응은 재난 발생 뒤 복구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지자체 단위에서는 예산 규모보다 집행 단위의 세밀함이 중요해졌다. 같은 폭염이라도 노후 주거지, 산업단지, 농촌, 해안도시가 겪는 위험은 다르다. 같은 비가 내려도 반지하 밀집지역, 지하차도, 저지대 상가, 하천 인접 주거지는 피해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중앙정부 예산이 지역별 위험지도와 현장 점검, 주민 대피 체계로 이어지는지가 올해 여름 기후적응 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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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기자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