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논의가 동물복지와 기후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 공중보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 연구진이 대규모 집약적 동물사육시설과 암 발생률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한 연구를 내놓으면서, 축산시설 주변의 대기·수질 오염 노출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플랜트 베이스드 뉴스는 지난달 30일 대규모 집약적 동물사육시설(CAFO)과 지역사회 건강 문제를 다룬 예일대 연구진의 연구를 소개했다. 논문은 지난 3월 17일 온라인 공개됐고,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에 수록됐다.
이번 연구는 2000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아이오와·텍사스의 카운티별 암 발생률과 동물사육시설 밀도를 비교한 생태학 연구다. 연구진은 각 주에서 CAFO 밀도가 상위 25%에 해당하는 카운티를 고노출 지역으로 분류하고,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지역과 암 발생률을 대조했다.
분석 결과 고노출 지역의 전체 암 발생률은 CAFO 밀도가 낮은 지역과 비교해 캘리포니아에서 4%, 아이오와와 텍사스에서 각각 8% 높게 나타났다. 암 종류별로는 캘리포니아에서 방광암, 아이오와에서 대장암, 텍사스에서 폐·기관지암과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관찰됐다.
다만 연구 결과가 CAFO가 암을 직접 일으킨다는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실제 개인별 오염 노출량을 측정하지 않았고, 지역별 소득 수준, 의료 접근성, 검진율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계를 함께 제시했다.
CAFO는 많은 수의 소, 돼지, 닭 등을 제한된 공간에 밀집 사육하는 방식이다. 이런 시설에서는 분뇨 저장과 처리 과정에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배출될 수 있고, 분뇨가 저장되거나 농경지에 살포되는 과정에서 질산염 오염 문제가 제기돼 왔다.
미국 환경보호청 공개 자료도 동물 분뇨에서 나온 영양염류, 병원체, 유기물, 고형물이 하천 등으로 유입될 경우 조류 증식과 산소 감소를 일으킬 수 있고, 지하수에 스며들면 식수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축산시설 주변 오염은 농촌 지역의 사적 우물, 하천, 대기질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공장식 축산을 식품 생산 효율이나 가격 문제로만 다루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밀집 사육 방식은 동물복지 논란뿐 아니라 악취, 수질오염, 대기오염, 지역사회 건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육류 중심 식품 시스템의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비건 식생활과 식물성 식품 논의 역시 개인의 식단 선택을 넘어 식품 생산 구조와 환경보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대규모 축산시설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연구가 늘어날수록 동물복지, 기후 대응, 공중보건을 함께 고려한 식품정책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