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에서 배회, 방향감각 저하, 배변 실수 등 행동 변화가 반복될 경우 반려견 인지장애 가능성을 살피고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밤마다 집안을 배회하거나 익숙한 공간에서도 길을 잃는 모습, 벽을 바라보는 행동, 이전과 다른 배변 실수는 보호자가 단순 노화로 넘기기 쉬운 변화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반려견 인지장애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반려견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령성 뇌 변화와 관련된 행동 이상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반려견 인지장애는 노령기에 접어든 개의 뇌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면서 기억력, 학습능력, 방향감각, 사회적 행동 등에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람의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경세포 손상과 뇌 위축 등 구조적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과 산화 손상도 주요 기전으로 거론된다.
다만 행동 관찰만으로 인지장애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적지 않아 단계적인 감별이 필요하다. 보호자가 작성한 행동평가설문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을 살피고, 혈액검사와 호르몬검사로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장질환, 당뇨 등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내과 질환을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된다.
전신 상태 평가에서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검사의 초점은 뇌 질환 감별로 옮겨간다. MRI는 자기장을 이용해 뇌 연부 조직을 영상화하는 검사로, 방사선 피폭 없이 뇌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노령견에서 대뇌 피질 위축, 뇌실 확장, 뇌 고랑 확대 등 구조 변화를 평가하는 데 활용되며, 뇌종양, 수두증, 뇌경색 등 유사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병변을 감별하는 데도 쓰인다.
인지장애는 완치를 전제로 보기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 평가와 관리 여부에 따라 진행 속도와 생활의 질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약물, 영양 관리, 환경 자극, 생활 패턴 조정 등을 결합해 증상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보호자는 최근 6개월 안에 나타난 행동 변화를 기록하거나 영상으로 남겨 진료 시 제공하는 것이 좋다. 배회, 수면 패턴 변화, 배변 실수, 방향감각 저하 등 여러 증상이 겹쳐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로만 보지 말고 수의학적 평가를 통해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등포 24시 수동물메디컬센터 원수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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