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는 서울시의 비둘기 먹이주기 단속 강화를 계기로 도심 비둘기 관리와 동물복지 쟁점을 5회에 걸쳐 짚는다. 2편은 비둘기에 관한 잘못된 상식과 질병·위생 오해를 다룬다. [편집자주] |
도심 비둘기를 둘러싼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은 ‘날아다니는 쥐’라는 표현에서 출발한다. 분변, 악취, 시설물 오염 등 도시 생활환경 문제와 결합해 확산된 말이지만, 이를 과학적 사실처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비둘기는 쥐와 다른 조류이며, 질병 위험도 일반적인 도심 접촉과 고위험 노출 상황을 나눠 봐야 한다.
비둘기 분변과 관련해 언급되는 감염병으로는 크립토코쿠스증, 히스토플라스마증, 앵무병 등이 있다. 공공 보건기관 자료는 이들 질병이 주로 축적된 분변을 청소할 때 생기는 먼지를 흡입하는 상황과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분변 청소 작업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둘기를 마주치거나 공원·광장에서 비둘기가 주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염 위험이 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뉴욕시 보건당국은 비둘기 관련 질병 위험이 드물며,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사람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고 안내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도 새나 박쥐, 그 배설물과 접촉하는 노동자에게 일부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서 집비둘기는 2009년부터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지자체 허가 아래 포획 등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다. 다만 유해야생동물이라는 법적 분류는 비둘기 전체를 ‘해로운 새’로 단정하는 표현이 아니다. 도심 밀집, 분변 피해, 시설물 오염, 민원 등 생활환경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행정 관리 대상이 됐다는 의미에 가깝다.
집비둘기는 사람과 가까운 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조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집비둘기가 도심, 공원, 하천, 강 등 다양한 지역에 서식하며 사람에게 적응한 종이라고 설명한다. 건물 틈, 공원 구조물, 다리 주변 등 인간이 만든 도시 공간은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머무는 환경이 됐다.
문제는 비둘기 자체보다 밀집을 유발하는 도시 조건이다. 버려진 음식물, 무분별한 먹이 제공, 둥지를 틀기 쉬운 구조물, 청소·시설 관리 부족이 겹치면 분변과 악취 민원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비둘기라도 개체 밀도와 먹이원, 서식 공간이 관리되면 갈등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날개 달린 쥐’, ‘하늘의 쥐’ 같은 별칭은 관리 문제를 동물 자체에 대한 혐오로 옮기는 표현이다. 위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분변이 쌓이는 장소의 청소와 방제, 건물 구조물 관리, 음식물쓰레기 관리, 비살상 개체수 조절 방식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비둘기를 낙인찍는 표현만으로는 도시 관리의 실질적 대안을 만들기 어렵다.
서울시의 먹이주기 단속 논란도 같은 지점에 놓여 있다. 시민 불편과 생활환경 피해를 줄이는 일은 필요하지만, 이를 비둘기를 혐오 대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풀 경우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 도심 비둘기 문제는 질병 공포나 혐오 표현보다, 과학적 위험 구분과 관리 책임을 바탕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