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잇슈] 기후 전환 없인 어려운 ‘소득 2배’…2100년 시나리오의 전제

세계불평등연구소, 글로벌 정의 보고서 공개
“세계 인구 89% 소득 2배” 시나리오 제시

 

세계 인구 다수의 소득을 높이면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아래로 묶을 수 있다는 연구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다만 이는 현재 추세의 단순 전망이 아니라 부의 재분배, 에너지 전환, 소비 구조 변화가 함께 이뤄지는 경우를 전제로 한 분석이다.

 

세계불평등연구소는 지난 4일 ‘글로벌 정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경제 규모 확대보다 소득 수렴과 공공투자, 탈탄소 전환을 결합한 장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 경우 세계 인구의 약 89%가 2026년부터 2100년 사이 금전 소득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봤다. 여가 시간과 기후 피해 회피 효과까지 포함하면 99% 이상이 현재보다 나은 후생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담겼다.

 

보고서의 핵심은 기존 성장 경로를 그대로 확대하는 데 있지 않다. 연구진은 부유층에 대한 글로벌 부유세와 소득세, 글로벌 정의기금, 세계 주권기금 등을 통해 교육·보건·기후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세계 하위 50%의 부 보유 비중은 현재 약 2%에서 2100년 30%로 늘고, 억만장자 계층의 부 보유 비중은 6%대에서 0.05% 수준으로 낮아지는 시나리오다.

 

기후 조건도 함께 제시됐다.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수렴 경로와 빠른 탈탄소화를 결합할 경우 2100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8도로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현재 정책 흐름과 불평등이 지속되는 경로에서는 온도 상승이 4도를 넘을 수 있다고 봤다.

 

식품 체계와 토지 이용도 주요 변수로 포함됐다. 보고서는 노동시간 감축, 물질 집약 산업에서 교육·보건 등 상대적으로 비물질 부문으로의 전환, 식습관 변화, 산림 회복, 에너지 시스템의 탈탄소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후위기 대응이 에너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 방식과 식품 체계 전환까지 포함하는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보고서의 제안은 국제 조세 협력과 금융 질서 개편을 전제로 한다. 글로벌 정의기금 지출은 2026년부터 2060년까지 연평균 세계 GDP의 10.3%에 이르는 규모로 제시됐고, 이는 현재 개발원조와 주요 국제기구 예산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이행에는 국가 간 합의와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기후정책 논의가 탄소 감축 목표에 머무르지 않고 소득 분배, 식품 소비, 토지 이용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비건·환경 분야에서도 식품 체계와 에너지 전환, 분배 구조를 함께 보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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