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③ 해외 도시는 비둘기 개체수를 어떻게 줄이나

불임먹이·둥지 관리·알 교체 등 비살상 방식 병행
효과 수치보다 급여·모니터링·먹이원 통제가 관건

비건뉴스는 서울시의 비둘기 먹이주기 단속 강화를 계기로 도심 비둘기 관리와 동물복지 쟁점을 5회에 걸쳐 짚는다. 3편은 해외 도시들이 비둘기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관리 방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도심 비둘기 문제는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다. 유럽과 북미 여러 도시는 비둘기 분변, 악취, 건물 훼손, 민원 문제를 겪어 왔다. 해외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점은 단속만으로 문제를 풀기보다 먹이원 통제, 둥지 관리, 비살상 번식 억제, 시민 안내를 함께 묶는 방식이 검토돼 왔다는 점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방식은 불임먹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니카바진 성분을 활용한 번식 억제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자동 급여기를 통해 일부 비둘기 군집에 먹이를 공급한 연구에서는 처리 대상 군집의 개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이 결과는 정해진 급여 지점, 일정한 투여량, 지속적인 개체수 조사라는 관리 조건 안에서 나온 것이다.

 

이탈리아 일부 도시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연구됐다. 제노바 사례를 다룬 연구는 니카바진 성분을 옥수수에 더해 비둘기 군집에 급여한 뒤 개체수 변화를 분석했다. 이 방식은 포획이나 살처분 없이 번식률을 낮추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동물복지 논의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다른 조류가 먹이를 섭취할 가능성, 급여 장소 관리, 장기 비용 문제는 함께 검토돼야 한다.

 

불임먹이 효과를 둘러싼 평가는 일관되지만은 않다. 일부 연구는 감소 효과를 보고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대도시 환경에서 니카바진 기반 제품의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개체군이 넓은 지역에서 이동하고, 먹이원이 충분하며, 관리 구역 밖에서 번식이 이어질 경우 한 가지 방식만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방식은 비둘기집이나 관리형 둥지를 설치하고 알을 교체하는 방법이다. 유럽 동물복지 단체와 일부 도시 관리 지침은 관리형 비둘기집, 통제 급식, 알 교체, 둥지 접근 제한 등을 함께 제시한다. 비둘기가 특정 장소에 머물도록 유도하고, 그 안에서 알을 모형 알로 바꾸거나 번식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먹이 금지와 정반대라기보다 통제된 먹이 공급과 결합될 때 의미가 있다. 무분별한 먹이주기는 비둘기 밀집을 키울 수 있지만, 관리형 급식은 비둘기를 특정 공간으로 유도해 분변 청소와 둥지 관리를 쉽게 만들 수 있다. 핵심은 먹이를 주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누가, 어디서,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느냐다.

 

건물 구조물 관리도 해외 도시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다. 난간, 지붕 틈, 역사·교량 구조물처럼 비둘기가 둥지를 틀기 쉬운 장소에는 그물, 스파이크, 경사 구조물 같은 접근 방지 장치가 설치된다. 다만 이런 장치는 비둘기를 다치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하며, 둥지 폐쇄 전 알이나 새끼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해외 사례는 하나의 정답보다 관리 조건을 보여준다. 비둘기 개체수 관리는 불임먹이, 알 교체, 먹이원 관리, 시설물 청소, 시민 안내가 동시에 작동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의 먹이주기 단속 논란도 결국 금지와 허용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가 어떤 방식으로 비둘기를 관리하고 시민 불편과 동물복지를 함께 줄일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10명
100%
비추천
0명
0%

총 1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