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⑤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시민 갈등으로 번지나

단속·민원·돌봄 행위 충돌…공존 기준 마련 과제
먹이원 관리와 비살상 대안 함께 논의해야

비건뉴스는 서울시의 비둘기 먹이주기 단속 강화를 계기로 도심 비둘기 관리와 동물복지 쟁점을 5회에 걸쳐 짚는다. 5편은 먹이주기 금지 이후 시민 갈등과 도시 공존 기준의 과제를 다룬다. [편집자주]

 

 

서울시의 집비둘기 먹이주기 금지구역 단속 강화는 도심 야생동물 관리 문제를 시민 갈등의 영역으로 끌어냈다. 한쪽에서는 분변과 악취, 시설물 오염, 보행 불편을 이유로 먹이주기 제한을 요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배고픈 생명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서울숲, 한강공원 11개 지구 등 38곳을 집비둘기 먹이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 금지구역에서 집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는 일정 기간 계도와 안내를 거친 뒤 이달부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시민 불편은 행정이 대응해야 할 문제다. 비둘기 분변은 보도와 벤치, 난간, 건물 외벽에 쌓일 수 있고, 특정 장소에 개체가 몰리면 청소·방역 부담도 커진다. 무분별한 먹이 제공은 비둘기를 좁은 공간에 밀집시키고, 시민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먹이주기 행위를 전면적으로 처벌하는 방식이 갈등을 줄일지는 별개의 문제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시민들은 이를 돌봄이나 생명권 감수성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불편을 겪는 시민은 먹이주기 행위가 피해를 키운다고 본다. 같은 공간을 두고 시민 간 인식이 갈라질수록 단속 현장은 충돌 가능성을 안게 된다.

 

관련 기사 댓글에서도 비살상 관리와 혐오 표현 중단을 요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댓글들은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를 ‘아사 우려’와 연결하거나, 불임먹이·관리형 급식 등 다른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다만 댓글 반응은 제한된 독자 의견인 만큼, 이를 전체 여론으로 일반화하기보다 시민 갈등의 한 단면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도시에서 비둘기를 불편한 존재로만 다루면 시민 갈등과 혐오가 커질 수 있다”며 “민원 대응과 생명 존중을 함께 고려한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둘기 문제는 먹이를 줄 것인지 말 것인지의 단일 선택으로 정리되기 어렵다. 먹이원 관리는 필요하지만, 음식물쓰레기 관리, 분변 청소, 둥지 관리, 건물 구조물 관리, 불임먹이 같은 비살상 개체수 조절 방식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시민에게 금지만 요구하는 방식은 행정 책임을 개인의 행위 단속으로 좁힐 수 있다.

 

도심 비둘기는 인간이 만든 도시 구조와 먹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조류다. 이미 공원과 광장, 하천변에서 사람과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관리 기준도 시민 불편과 동물복지를 함께 다뤄야 한다. 서울시의 비둘기 단속 논란은 도심 야생동물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보다, 도시가 불편한 생명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묻는 문제로 남아 있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1명
100%

총 1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