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만평’은 일부러 힘을 뺀 그림체로 우리 사회의 불편한 장면을 비추는 풍자 시리즈다. 하찮아 보이는 것은 그림의 태도일 뿐, 그 안의 현실까지 하찮은 것은 아니다.
이번 만평은 서울시의 도심 비둘기 먹이주기 집중 단속을 배경으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서울숲, 한강공원 일부 지구 등 38곳을 집비둘기 먹이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올해 6월부터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공원 한쪽에는 쓰레기가 넘치고 까마귀가 맴돌지만, 벤치에 앉은 노인이 비둘기에게 건넨 작은 먹이 앞에는 ‘밥 한 줌 20만원’ 안내판과 단속원이 먼저 서 있다.
비둘기 먹이주기 제한은 개체수 관리와 생활 불편을 이유로 논의될 수 있다. 그러나 만평 속 질문은 단속의 필요성 자체보다 그 시선의 방향을 향한다. 넘치는 쓰레기와 도시 환경의 책임은 그대로 둔 채, 작은 먹이 한 줌만 단속의 언어로 크게 적히는 순간, 공존의 문제는 처벌의 문제로만 좁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