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AFE 공연서 낙지·문어 사용 논란…무대 위 생명체 윤리 도마에

제보자 “살아있는 낙지 던지고 문어 전자레인지에 넣어”
〈도파미네이션〉 관객 제보·케어 문제 제기 이후 생명체 활용 장면 수정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2026 공연작에서 살아있는 낙지와 문어가 무대 연출에 사용됐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동물권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포털 공개 정보에 따르면 모다페(MODAFE·국제현대무용제) 2026의 〈MODAFE Choice〉 공연은 지난 7일과 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주최·주관은 한국현대무용협회와 MODAFEKOREA로 표시돼 있으며, 관람 등급은 만 7세 이상, 공연 시간은 1시간 40분으로 공지됐다.

 

비건뉴스에 제보한 관객 A씨는 “현대무용 공연을 보는데 무용수들이 살아있는 낙지를 여러 마리 가져와 바닥에 던지고, 집어서 마구 패대기치다가 마지막에는 찢어서 던져버리는 장면이 있었다”며 “낙지는 그 상태로도 계속 움직였다”고 밝혔다. 이어 “후반부에는 큰 문어를 들고 나와 바닥에 던지고, 전자레인지에 문어를 넣고 작동시킨 뒤 떠나는 것으로 공연이 끝났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낙지와 문어를 떼낼 때마다 빨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사체 위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췄다”며 “커튼콜 때에도 문어는 전자레인지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해당 공연이 7일과 9일 두 차례 예정돼 있었다며 추가 공연 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도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공연작 〈도파미네이션〉에서 살아있는 낙지를 바닥에 던지고 찢는 장면, 문어를 전자레인지에 넣는 장면이 있었다는 관객 제보를 접수했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 묻고답하기 게시판에도 살아있는 동물 사용과 사전 고지 부재, 청소년 관객 노출, 공연 제작 과정의 생명윤리 검토 여부를 묻는 항의성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케어는 지난 9일 추가 게시글에서 작품 안무가 이동하 씨와 직접 통화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케어에 따르면 안무가는 살아있는 낙지와 문어가 공연에 사용된 사실을 인정했고, 해당 작품이 디지털 환경 속 도파민 자극 중독과 인간성 붕괴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안무가는 낙지와 문어를 작품 속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존재로 사용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관객 항의와 시민사회 문제 제기 이후 9일 공연에서는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하거나 변경하기로 했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고객지원센터는 관람객 항의에 대한 답변에서 공연 관람 중 불편을 겪은 점에 사과하고, 관련 의견을 부서와 공연 단체에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MODAFE도 지난 9일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팝업을 통해 향후 공연에서 논란이 된 생명체 활용 장면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작품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케어는 안무가가 작품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동물 사용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공연 종료 후 사용된 낙지와 문어를 인계받아 상태를 확인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적절한 장소를 찾아 바다로 돌려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공연예술에서 살아있는 생명체를 연출 도구로 사용하는 방식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와 별개로, 관객 앞에서 실제 생명체에게 고통이나 공포를 줄 수 있는 장면을 구현한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문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보호 대상인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상 범위는 포유류·조류와 파충류·양서류·어류 등으로 정해져 있어 문어와 낙지 같은 두족류는 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법 적용 여부와 별개로 두족류의 감각 능력과 고통 인지 가능성을 고려한 윤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보자가 비건뉴스에 제공한 사진에는 공연 커튼콜 장면과 무대 왼쪽 전자레인지 안의 문어가 확인된다. A씨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문어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MODAFE 측이 논란이 된 장면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작품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해당 공연은 수정 조치로 이어졌다. 이번 논란은 특정 작품을 넘어 공연·전시 등 문화예술 현장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다루는 기준을 다시 묻는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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