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플라스틱 줄이고 싶어도 못 줄인다…소비 구조가 만든 실천 격차

감축 의향 81.3%, 실천 49.1%…다회용·리필 인프라 확대 과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는 시민 의향은 높지만 실제 실천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플라스틱 오염 인식조사에서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81.3%였다. 반면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응답은 49.1%에 그쳤다.

 

두 수치의 차이는 플라스틱 감축이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구매하려는 제품이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로만 판매된다는 응답이 68.7%로 가장 많았다. 사용·폐기 과정에서 적절한 대안이 없다는 응답도 49%로 조사됐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은 식음료 포장 영역에 집중됐다. 생수·음료 페트병이 53.2%로 가장 높았고, 비닐류 50.8%, 식품 포장재 43.7%, 배달 음식 용기 39.7%, 음료 용기와 빨대 38.3% 순이었다. 소비자가 자주 접하는 제품 상당수가 구매 단계부터 일회용 포장을 전제로 유통되는 구조다.

 

다회용기와 리필 시스템에 대한 인지도는 낮지 않았다. 조사에서 다회용기·리필 시스템 인지도는 90.9%, 실제 이용 경험은 54.9%였다. 재사용 시스템이 마련되면 일회용품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79.1%로 나타났다. 시민 인식보다 실제 사용 환경이 뒤처져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공간별 이용 경험은 제도와 인프라 차이를 드러낸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로 다회용기를 사용한 경험은 77.8%였지만, 배달음식 28.8%, 장례식장 22%, 야구장 등 스포츠경기장 21.1%에서는 낮았다. 같은 소비자라도 다회용 시스템이 마련된 공간에서는 사용 경험이 높고, 그렇지 않은 공간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반복되는 셈이다.

 

재사용 확산을 위한 조건으로는 위생·살균 공정에 대한 신뢰 확보가 52.1%로 가장 높았다. 이용 인센티브와 경제적 혜택 강화, 재사용 접근성과 활용 업종 확대도 주요 조건으로 꼽혔다. 다회용기 정책이 단순 권고에 머물 경우 소비자 참여만으로 사용량을 줄이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감축 우선순위도 포장 중심으로 나타났다. 탈플라스틱을 위해 감축이 가장 시급한 산업군으로는 포장재가 80.2%로 가장 높았고, 소비재 63.2%, 섬유 39.5%가 뒤를 이었다. 반대로 플라스틱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 산업군으로는 의료 63.6%, 전기·전자 38.6%, 건설·건축 34.5%가 꼽혔다.

 

플라스틱 감축 정책은 모든 사용을 같은 방식으로 줄이기보다 대체 가능성이 높은 영역부터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포장재와 소비재는 시민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영역이면서 감축 필요성도 높게 인식한 분야다. 재사용 시스템이 일상 공간에 들어오지 않는 한, 시민의 감축 의향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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