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 재개, 생산 감축 쟁점 남아

나이로비서 대표단 비공식 회의…2027년 3월 INC-5.4 앞두고 조율

 

국제 플라스틱 오염 대응 협약 논의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다시 이어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공식 협상 일정에 따르면 플라스틱 오염 정부간협상위원회(INC)는 지난달 30일부터 7월 3일까지 나이로비 유엔사무소에서 대표단 비공식 대면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는 협약 문안을 확정하는 공식 협상 회의가 아니라 INC-5.4를 앞두고 각국 대표단이 쟁점을 조율하는 사전 논의 성격이다. 회의에 앞서 지난달 29일 같은 장소에서 지역별 협의가 진행됐고,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도 추가 비공식 대면 회의가 예고돼 있다. INC-5.4는 2027년 3월 13~24일 기간으로 공지됐다.

 

플라스틱 협약 논의는 2022년 유엔환경총회 결의 이후 시작됐다. 목표는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할 국제적 법적 구속력을 갖춘 문서를 마련하는 것이다. 협상 대상은 폐기물 처리에만 머물지 않고 플라스틱의 생산, 제품 설계, 사용,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포괄한다.

 

쟁점은 생산 단계와 이행 수단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NC-5.2에서는 제품 설계, 우려 화학물질, 생산 상한, 재정 지원, 준수 체계 등이 논의됐지만 협약 문안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 의장안과 수정안이 제시됐으나 회원국들은 최종 문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생산 감축을 협약에 명확히 넣을지,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체계 개선에 무게를 둘지를 두고 국가별 입장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포장재와 생활용품, 산업재 전반에 쓰이는 만큼 감축 방식에 따라 석유화학 산업, 포장재 공급망, 소비재 기업의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해 화학물질과 제품 설계 기준도 핵심 의제다. 플라스틱 제품에는 기능을 부여하기 위한 첨가제가 사용되며, 생산과 사용, 폐기 과정에서 환경과 인체 노출 문제가 제기돼 왔다. 협약이 제품 설계와 재사용, 재활용 가능성까지 다루게 되면 일회용품 규제뿐 아니라 포장재 기준과 대체 소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 지원과 이행 부담은 개발도상국 참여와 맞물린다. 폐기물 수거·처리 기반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협약 이행을 위해 시설 투자와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협약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각국의 감축 목표뿐 아니라 이행 수단과 비용 분담 방식도 함께 정리돼야 한다.

 

제로웨이스트 관점에서 이번 논의는 개인 실천을 넘어 생산과 유통 구조를 다루는 국제 규범 형성 과정이다. 텀블러 사용이나 다회용기 선택만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제품 설계, 포장 방식, 재사용 기반, 폐기물 관리 체계가 함께 바뀌어야 감축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나이로비 회의는 협약 문안의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지만, 제네바 합의 불발 이후 남은 쟁점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산 감축과 재정 지원, 유해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접점이 얼마나 마련되는지가 다음 공식 협상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