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서 뒤집힌 성범죄 사건…검찰 상고로 대법원 판단

1심 유죄 판단 일부 변경…집행유예 선고
사실인정 변경·심리 절차 놓고 법리 검토 가능성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됐던 성인 화보 제작사 전 대표의 성범죄 등 혐의 사건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변경된 뒤 검찰 상고로 대법원 심리 대상이 됐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는 6월 24일 피감독자간음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성인 화보 제작사 전 대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물 제작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현 제작사 대표 B씨도 원심의 징역 1년이 파기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각각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소속 모델 5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모델 6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인 화보 테스트를 빌미로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영상 11개를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A씨의 영향력 행사 등을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피해자 진술이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지 않거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소지 혐의를 제외한 A씨의 대부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B씨의 무고 혐의도 항소심에서 무죄로 변경됐다. 검찰은 성폭력 혐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상고심에서는 항소심의 사실인정 자체를 전면적으로 다시 판단하기보다 원심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이나 심리 절차상 위법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 등을 상고이유로 규정하고 있다.

 

광주고등법원에서 성범죄 전담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한 법무법인 포커스 이병주 대표 변호사는 3일 본지 질의에 “항소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시 살핀 결과 주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면, 상고심에서는 그 판단이 논리칙과 경험칙을 명백히 벗어났는지가 핵심적으로 검토될 수밖에 없다”며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는 사실심이 아닌 법률심인 만큼, 항소심이 증거관계를 토대로 합리적 의심이 남는다고 본 판단은 존중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항소심에서 추가 피해자 신문이나 새로운 증거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1심과 다른 사실인정이 나왔다는 점을 들어 대법원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검찰 상고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상고이유서에 제시된 법리와 심리 절차상 쟁점을 중심으로 항소심 판단의 적정성을 심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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