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잇슈] 유럽인권재판소, 비건식 미제공에 ‘양심의 자유 침해’

교도소·정신병원 수용자 2명 사건서 유럽인권협약 제9·13조 위반 인정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구금 상태에서 윤리적 신념에 부합하는 완전 비건식을 제공받지 못한 스위스인 2명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에서 윤리적 비건 신념을 양심의 자유 문제로 다룬 판결이다.

 

베그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유럽인권재판소가 전날 선고한 ‘G.K.·A.S. 대 스위스’ 사건 판결을 보도했다. 재판소는 유럽인권협약 제9조가 보장하는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와 제13조의 실효적 구제수단에 관한 권리가 침해됐다고 봤다.

 

G.K.는 반종차별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물손괴 혐의로 2018년 11월 20일부터 2019년 10월 24일까지 미결 구금됐다. A.S.는 2021년 2월 16일부터 4월 27일까지 정신병원에 수용됐다. 두 사람은 동물 착취와 위해에 반대하는 윤리적 신념에 따라 완전 비건식을 요구했지만 구금 기간 내내 일관되게 제공받지는 못했다.

 

재판소는 이들의 비건 실천이 음식에 대한 개인적 선호에 그치지 않고 윤리적 신념에 기반한다고 판단했다. 비건을 종교로 분류한 것은 아니지만 윤리적 확신에 따른 비건 실천이 협약 제9조의 보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두 신청인이 식단 문제를 국내에서 실효적으로 다툴 수단이 부족했던 점도 제13조 위반 판단으로 이어졌다. 재판소는 비금전적 손해배상으로 각각 1만2000유로(한화 약 2040만원)와 4000유로(한화 약 68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으로는 1만유로를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사자는 선고일로부터 3개월 안에 대재판부 회부를 요청할 수 있다. 재판소는 두 신청인의 반종차별주의 신념과 구금·입원 과정에서 이뤄진 식사 제공을 중심으로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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