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농업 부산물 등 유기성 폐기물을 바이오메탄으로 바꾼 뒤 미생물 발효로 식품용 지방을 생산하는 공정이 고가 지방 원료와 경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실증 시설의 생산 결과가 아닌 개념 모형인 데다 환경성과 식품 적합성 검증도 남아 있어 팜유나 동물성 지방의 대안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서스테이너빌리티’에 공개된 연구는 바이오메탄과 바이오메탄올을 미생물의 탄소원으로 사용하는 두 가지 지방 생산 경로를 분석했다. 룩셈부르크 Cx Bio 연구진 등이 참여했으며 비영리단체 굿푸드인스티튜트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공정은 유기성 폐기물을 혐기성 소화해 바이오가스로 만든 뒤 물과 이산화탄소, 불순물을 제거하는 단계에서 시작한다. 바이오메탄을 미생물에 직접 공급하면 레시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지질을 얻고, 이를 메탄올로 전환해 효모를 배양하면 기름과 고체 지방의 주성분인 중성지방을 생산하는 구조다.
인지질은 초콜릿과 제과류의 유화제 등에 쓰인다. 중성지방은 식물성 대체육의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를 구현하는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가 설정한 시설은 총 400㎥ 규모의 생물반응기 2기를 가동해 연간 지방 2250톤을 생산하는 조건이다.
분석에서 최소 판매가격은 인지질 1㎏당 14.20달러(한화 약 2만1000원), 중성지방 10달러(약 1만5000원)로 추산됐다. 이는 시설의 순현재가치가 0이 되는 손익분기 수준으로 실제 제품 가격과는 다르다. 중성지방의 추정가격도 값싼 범용 식물성 유지보다 코코아버터와 고급 코코넛오일 등 고가 원료의 가격대에 가깝다.
가격 경쟁력은 생산 조건에 크게 좌우됐다. 원료 가격과 전력비가 낮아지고 미생물의 지방 생산성이 높아지는 시나리오에서는 인지질 6.10달러, 중성지방 4.20달러까지 내려갔다. 반면 대규모 메탄올 발효 자료를 반영한 보수적 조건에서는 중성지방 가격이 18.70달러로 상승했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미생물 성능과 공정 효율을 전제로 한 추정이라는 의미다.
연구가 산정한 유럽의 유기성 폐기물은 연간 8억4900만톤이다. 이 가운데 가축 분뇨가 7억8000만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거된 음식물 폐기물은 5900만톤, 하수 슬러지는 1000만톤이었다. 상용 제품에서는 투입 원료의 이력과 비건 표시·인증 기준의 관계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환경성도 확정되지 않았다. 경제성 분석에는 바이오메탄 생산과 가스 정제, 메탄올 합성 시설이 포함되지 않았고 전 과정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 발효와 분리·건조 단계에 상당한 전력과 증기가 필요해 에너지원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신규 식품 승인을, 미국에서는 안전성 인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전자변형 미생물의 잔류 DNA와 추출 용매, 감각 품질, 생산 배치별 균일성도 확인 대상이다. 미생물 지방은 당분간 팜유를 대량 대체하기보다 레시틴·코코아버터 같은 고가 원료 시장에서 경제성과 기능성을 먼저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