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다마동물공원에서 암사자 3마리가 급격한 폭염이 이어진 기간에 잇따라 폐사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여러 개체가 동시에 건강 이상을 보인 이번 사례는 기후위기 시대 전시동물의 사육환경과 폭염 대응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다마동물공원이 지난 3일 공개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사육 중이던 사자 16마리 가운데 2마리에게 식욕 부진과 활동성 저하가 나타났다. 같은 증상을 보인 개체는 나흘 만에 10마리로 늘었고, 일부는 일어서지 못하거나 의식을 잃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
3세 ‘무기’는 지난달 28일, 11세 ‘이치고’는 31일, 15세 ‘루에나’는 이달 2일 각각 폐사했다. 병리해부에서는 세 마리 모두 전신 탈수와 다발성 장기부전이 확인됐다. 공원은 더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종 사인은 검사 결과가 나온 뒤 확정할 방침이다.
공원은 이전부터 야외 방사장에 그늘을 확보하고 실내에 송풍 장치를 두는 한편 야간 환기를 시행해 왔다. 건강 이상이 확산하자 지난달 23일부터 사자 전시와 라이언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살수·송풍과 수액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비공개 사육공간에 이동식 냉방기와 업무용 송풍기를 추가했다.
기존의 여름철 관리만으로 급격한 기온 상승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동물원 기후 적응이 단순한 그늘과 물 공급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북미동물원수족관협회는 지역별 기후 영향에 맞춘 적응 전략이 필요하며, 사막 기후에 적응한 동물도 장기간 이어지는 극한 고온에서는 생리적 한계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생동물은 서식지 안에서 그늘이나 물가, 바람이 통하는 곳을 찾아 이동할 수 있지만 전시동물의 선택 범위는 시설이 제공하는 공간으로 제한된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도 폭염 대응에서 냉방이 가능한 실내 대피공간과 은신처, 그늘, 물을 함께 제공하고 과도한 헐떡임이나 무기력 등 개체의 행동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국내 제도도 동물원 조사 항목에 온도·습도·채광 등 서식환경과 건강·복지 상태를 포함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제2차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동물복지 평가와 사육 전문성 강화를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실제 폭염 대응에서는 종별 특성과 나이, 질환 여부, 습도, 야간 기온까지 반영한 시설별 기준이 필요하다.
다마동물공원의 사자 폐사는 사인이 확정되기 전까지 폭염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러 개체가 짧은 기간에 같은 증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냉방시설의 수용 능력과 관찰 주기, 선제적 전시 중단 기준을 점검할 필요성은 분명해졌다. 관람 일정과 운영 편의보다 동물이 더위를 피할 선택지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기후 적응형 동물원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