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신념에 따른 비건식을 요구한 구금자와 강제입원 환자의 주장을 실질적으로 심사하지 않은 스위스 당국의 대응이 유럽인권협약 위반이라는 유럽인권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재판소는 비거니즘에 따른 식사 준수가 양심의 자유 보호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처음으로 명시했다.
플랜트 베이스드 뉴스는 지난달 29일 ‘G.K. 및 A.S. 대 스위스’ 사건의 소부 판결을 보도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재판관 6대 1로 스위스가 협약 제9조 사상·양심의 자유와 제13조 실효적 구제수단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신청인 2명 가운데 G.K.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결구금 상태였고, A.S.는 2021년 2월부터 4월까지 정신의료기관에 강제입원됐다. 두 사람 모두 윤리적 신념에 맞는 완전한 비건식을 요구했지만 시설 측은 일부 조정만 했고, 불복할 수 있는 정식 행정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주 법원과 스위스 연방대법원은 다툴 수 있는 행정 결정이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이 같은 대응이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신청인들의 주장이 국내에서 본안 심사를 받지 못했다고 봤다.
재판소는 두 사람의 일관되고 진정한 비건 신념이 협약의 보호에 필요한 진지성과 일관성, 중요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신체의 자유가 제한돼 식사를 스스로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국은 비건식 요청을 명확한 법적 틀 안에서 검토하고, 개인의 신념과 운영·비용 등 현실적 사정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모든 구금자에게 완전한 비건식을 무조건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식사 제공 결과보다 비건식 요청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없었다는 데 있다. 재판소는 정신적 손해 배상으로 G.K.에게 1만2000유로, A.S.에게 4000유로를 지급하고 A.S.의 소송비용 1만유로도 부담하도록 했다.
이번 판단은 7인 소부 판결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선고일부터 3개월 동안 당사자는 대재판부 회부를 신청할 수 있으며, 회부 요청이 없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