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식물성 식품 표시 논쟁은 익숙한 조리·형태 명칭을 식물성 제품에 쓸 수 있는지, 소비자 정보와 축산물 명칭 보호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U는 7월 29일 공포한 규정(EU) 2026/1739로 일부 육류 관련 용어를 보호 명칭으로 정했지만 식물성 버거나 소시지를 일괄 금지하지는 않았다.
규정은 고기를 동물의 먹을 수 있는 부분으로 정의했다. 영문 법문 기준 beef, pork, chicken 같은 동물종 명칭과 wing, breast, ribs 등 부위명, bacon과 steak 등 31개 용어를 육류와 육류제품에 유보했다. 이들 명칭은 식물성 대체식품뿐 아니라 세포·조직 배양으로 만든 식품에도 사용할 수 없다. 해당 조항은 2029년 8월 19일부터 적용된다.
첫 번째 쟁점은 규제 범위다. 유럽의회가 2025년 10월 채택한 수정안에는 burger, hamburger, sausage가 예시로 포함됐지만 최종 규정의 31개 목록에서는 빠졌다. 따라서 최종 규정의 육류 명칭 조항만으로 식물성 버거나 비건 소시지가 자동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식품정보규정(EU) 1169/2011의 소비자 오인 금지 원칙과 개별 제품의 표시 방식은 계속 적용된다.
두 번째는 유제품과 육류 사이의 규제 차이다. EU 공동시장조직 규정은 우유·버터·치즈·요거트 등의 명칭을 원칙적으로 유제품에만 허용한다. EU 사법재판소도 2017년 TofuTown 판결에서 식물성이라는 설명을 덧붙여도 보호된 유제품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육류 분야는 2029년부터 보호 범위가 넓어지지만 최종 목록에 없는 형태·조리 명칭까지 모두 막지는 않는다.
법적 배경도 달라졌다. EU 사법재판소는 2024년 10월 Protéines France 판결에서 법적 명칭을 따로 정하지 않은 회원국이 steak나 sausage 같은 표현을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 일반적·추상적으로 금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새 규정은 EU 차원의 보호 명칭을 직접 마련했다는 점에서 당시 판결의 전제와 구별된다.
세 번째 쟁점은 무엇을 금지할지뿐 아니라 무엇을 명확히 표시할지다. 유럽회계감사원은 특별보고서 23/2024에서 EU 차원의 vegan·vegetarian 정의와 동물성 성분 흔적 기준이 없고 관련 시행 규칙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육류 명칭 보호가 강화되는 것과 달리 비건·채식 표시의 공통 기준은 별도 과제로 남아 있다.
규정은 오랜 사용 관행으로 제품의 성격이 분명하고 소비자 혼동 가능성이 없는 명칭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EU 집행위원회에 권한을 부여했다. 실제 적용에서는 보호 명칭 목록과 향후 정해질 수 있는 예외, 회원국별 언어 사용, 식물성 원료를 알리는 표시의 명확성이 함께 판단 기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