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난민’ 법적 공백, 유엔 재난보호조약 추진

난민협약 밖 인권·이주 경로 병행 모색

 

국제법에는 ‘기후난민’을 별도의 난민 유형으로 인정하는 조약이나 통일된 법적 지위가 없다. 유엔은 오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재난 발생 시 사람의 보호를 다루는 조약 준비위원회를 열지만, 이 과정도 기후 이주민에게 난민 지위를 일괄 부여하는 협상은 아니다.

 

1951년 난민협약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어 국경을 넘은 사람을 난민으로 규정한다. 유엔난민기구는 기후변화나 재난의 영향만으로 이동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이 정의에 포함되지 않지만, 기후 피해가 무력분쟁이나 차별·박해와 결합하면 난민협약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프리카단결기구 난민협약과 카르타헤나 선언 등 지역 규범의 확대된 난민 기준도 적용 가능성이 검토된다.

 

국제인권법은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사람을 보호할 또 다른 근거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19년 테이티오타 대 뉴질랜드 사건에서 해당 송환이 생명권 침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송환 대상국에서 생명권이나 고문·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가 침해될 실질적 위험이 있다면 강제송환 금지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 국제법위원회는 2025년 ‘해수면 상승과 국제법’ 최종보고서에서 현행 보호 체계가 분절돼 있고 해수면 상승에 특화된 법률 체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피해자가 국내에 남거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더라도 권리 주체라는 점을 확인하고, 특별 기후이동 협정과 인도주의 비자, 합법적 이주 경로, 무국적 방지 조치를 보호 수단으로 제시했다.

 

유엔총회는 재난 예방·대응과 국제협력 의무를 규율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문서를 2027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준비위원회는 각국의 수정안을 합친 협상 문서와 회의 절차를 검토한다. 이 절차는 1951년 난민협약의 정의를 개정하는 과정과는 구분되지만, 기후재난으로 집을 떠난 사람의 인권과 지원 책임을 국제 규범에 반영할 계기가 될 수 있다.

 

국제이주기구가 2024년 52개국의 제도를 분석한 결과 갑작스러운 재난 피해국 출신자의 입국·체류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국가는 11개국이었다. 국가 간 협정도 대안으로 등장했다. 호주와 투발루의 팔레필리 연합조약은 해수면 상승에도 투발루의 국가 지위가 유지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투발루 국민에게 매년 최대 280개의 호주 영주 비자 경로를 제공한다.

 

유엔 준비위원회 이후 외교회의는 2027년 1월 25일부터 2월 1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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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학 기자

비건뉴스 편집국장 이용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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