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산업이 재활용 섬유를 원료 전략의 중심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새 원료 의존과 폐기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유럽연합(EU)의 순환경제 규제와 공급망 정보 공개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Textile Exchange의 ‘2025 소재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섬유 생산량은 1억3200만톤으로 늘었다. 폴리에스터가 전체의 59%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 88%는 화석연료 기반이었다. 재활용 섬유 비중은 7.6%였지만 폐섬유를 다시 섬유 원료로 사용한 비중은 1% 미만에 머물렀다. 재활용 폴리에스터의 약 98%도 폐의류가 아닌 플라스틱병에서 나왔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단순히 재활용 원료 표시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폐의류를 새 원사로 되돌리면 소각·매립되는 자원을 다시 공급망에 투입하고 새 폴리에스터와 면화 등 신규 원료 수요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소개한 2025년 생애주기평가 연구에서는 EU의 섬유-대-섬유 재활용률을 2035년 10%로 높이는 시나리오가 기준 시나리오보다 연간 평균 44만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규제 변화도 수요를 밀어 올리고 있다. 2025년 발효된 EU 폐기물기본지침 개정안은 회원국이 2028년 4월 17일까지 섬유·신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마련하도록 했다. 생산자가 수거와 선별, 재사용 준비, 재활용 비용을 부담하며 분담금에는 내구성과 재활용 가능성 등이 반영된다. EU에서는 7월 19일부터 대기업의 미판매 의류·신발 폐기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원료 구성과 유통 경로를 입증하는 능력도 중요해졌다. EU 집행위원회는 7월 20일 디지털제품여권 등록 시스템과 시험 환경을 가동했으며 적용 대상 제품군에 섬유를 포함했다. 제품별 세부 의무 시행과는 별개로 패션기업에는 원료의 출처와 공급망 데이터를 추적할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신호가 되고 있다.
재활용 섬유 시장의 확대에는 원료 수거와 선별, 혼방 분리, 품질 유지, 설비 투자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패션팩트가 2026년 시작한 순환섬유협의체도 분산된 수요와 부족한 금융·재활용 기반을 성장의 장애물로 제시하고 브랜드와 공급업체의 공동 수요 구축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