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물 혼획, 이동경로와 어구 겹치면 위험 커져

이동 수심·계절·먹이활동까지 맞물려

 

해양동물 혼획은 어구가 놓인 해역·수심·시간대와 고래류·바다거북 등의 이동 및 먹이활동이 겹칠 때 주로 발생한다. 같은 바다에서도 계절별 회유와 밤낮의 수직 이동에 따라 접촉 위험이 달라지며, 접촉한 동물이 빠져나오기 어려운 어구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이 2018년 한국수산과학회지에 발표한 ‘국내 연안 고래류의 혼획 특성’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신고·수사 기록에 포함된 고래류 15종 1만2262마리를 분석했다. 해당 종의 혼획 기록 가운데 상괭이는 82.9%가 안강망, 참돌고래는 49.0%가 자망, 밍크고래는 43.5%가 정치망, 낫돌고래는 91.4%가 자망에서 확인됐다.

 

자망은 물속에 그물벽을 세워 이동하는 동물을 포획한다. 목표 어종에 맞춘 망목과 설치 수심이 해양동물의 이동 공간과 겹치면 목이나 지느러미 등이 얽힐 수 있다. 수면에서 호흡해야 하는 고래류와 바다거북은 그물에 붙들린 상태가 이어질수록 위험이 커진다.

 

안강망은 조류를 따라 이동하는 어류를 잡는 고정형 어구다. 국내 연구에서는 서해의 얕은 수역을 이용하는 상괭이의 서식 범위와 안강망 조업 구역이 겹치고, 상괭이의 먹이가 되는 새우류와 소형어류가 늘어나는 시기에 혼획 기록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안에 설치하는 정치망 역시 회유성 어류와 이를 뒤쫓는 고래류의 이동선이 맞물릴 수 있다.

 

주낙은 긴 줄에 여러 낚싯바늘과 미끼를 달아 설치한다. 미국 해양대기청 산하 NOAA Fisheries는 바다거북이 미끼에 접근하다 바늘을 삼키거나 줄에 얽힐 수 있고, 고래류도 미끼나 잡힌 어류를 먹으려다 접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트롤은 이동하며 물속 생물을 그물 안으로 모으기 때문에 이동 수심과 예인 구간이 겹칠 때 혼획이 발생한다.

 

혼획 저감에는 동물이 많이 나타나는 시기와 구역의 조업 조정, 설치 수심 변경, 음향경고장치, 원형낚싯바늘, 탈출장치 등 어구별 대책이 활용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26년 2월 해양포유류 혼획 저감 트롤 어구의 설계 검토와 수중거동 해석을 위한 용역을 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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