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봄 꽃가루 당기고 가을 꽃가루 늦춘다

기온 상승·첫서리 지연이 연중 노출 기간 확대

 

기후변화는 봄철 수목의 꽃가루 방출을 앞당기고 가을철 잡초 꽃가루의 종료를 늦춰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에 노출되는 기간을 넓힌다. 기온 상승과 늦어진 첫서리가 계절별 식물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 결과다.

 

봄에 꽃피는 수목은 생장에 필요한 누적 온도에 더 빨리 도달하면 개화와 꽃가루 방출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 반면 돼지풀 같은 늦여름·가을 식물은 낮의 길이와 기온에 영향을 받으며, 가을 추위와 첫서리가 늦어지면 꽃가루 생산 종료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 잔디류를 비롯한 다른 식물의 날림 시기까지 겹치면 꽃가루가 거의 없는 기간은 짧아진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는 꽃가루 생산량에 영향을 주는 별도의 경로다. 202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연구는 높은 이산화탄소가 광합성과 식물 생장을 촉진해 일부 식물의 꽃가루 생산을 늘릴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효과의 크기는 식물종과 실험 조건에 따라 차이가 컸다. 비는 단기적으로 공중의 꽃가루를 씻어내지만 장기적인 강수 변화는 식물 성장과 개화에 영향을 줘 지역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북미 60개 관측소의 1990~2018년 자료를 분석한 2021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 논문에서는 꽃가루철 시작이 약 20일 빨라지고 기간은 약 8일 길어졌으며 농도는 21% 증가했다. 연구진은 꽃가루철 변화 추세의 약 절반을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했다.

 

국내 변화도 식물과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국립기상과학원의 2025년 꽃가루 달력은 2014~2024년 8개 도시 관측을 반영했다. 봄철 수목류의 시작은 이전 달력보다 평균 3일 빨라졌지만 지속 기간은 평균 4일 줄었다. 가을 잡초류의 날림 기간은 전국 평균 5일 늘었고, 잔디류는 중부·남부에서 줄어든 반면 제주에서는 34일 길어졌다.

 

2026년 베이징의 2010~2025년 관측을 분석한 연구도 기온이 오를수록 봄 꽃가루는 빨라지고 가을 꽃가루는 늦어지는 방향을 확인했다. 꽃가루 계절 변화는 모든 식물의 날림 기간이 일률적으로 길어지는 현상이라기보다 종별 시작과 종료 시점이 이동하면서 연중 노출 기간이 재편되는 과정에 가깝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