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 MRI에서 디스크 퇴행이나 돌출이 보이더라도 신경 압박 정도와 증상이 맞지 않는 만성 허리 통증은 척추 종판을 비롯한 다른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
허리 통증은 디스크뿐 아니라 후관절, 천장관절, 인대, 근육과 근막 등 다양한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영상에서 특정 이상이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통증의 직접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척추 종판은 척추뼈와 디스크 사이에 있는 구조물이다. 디스크 퇴행이 진행되거나 허리에 반복적인 기계적 부하가 가해지면 종판에 미세한 손상이 생길 수 있고, 주변의 염증과 골수 변화가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척추 종판성 통증이라고 한다.
미국통증신경과학회(ASPN)는 2022년 지침에서 척추 종판성 통증을 판단할 때 임상 증상과 MRI에서 확인되는 종판 주변의 골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시했다.
주요 기전으로는 척추체 안에 분포하는 기저척추신경의 자극이 거론된다. 종판이 손상돼 염증성 변화가 생기면 이 신경이 통증 신호 전달에 관여해 허리 중심부에서 깊고 묵직한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허리디스크에 따른 신경 압박성 통증은 엉덩이나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 저림, 감각 이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반면 척추 종판성 통증은 다리 증상보다 허리 중심부 통증이 두드러지고,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심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증상만으로 통증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다. 통증 지속 기간과 위치, 자세나 동작에 따른 변화, 방사통·저림 여부, 신경학적 이상과 MRI 소견을 종합해 증상과 영상이 일치하는지 평가해야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과거에는 MRI에서 디스크가 얼마나 돌출됐는지를 중심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디스크 소견이 심하지 않은데도 장기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며 “MRI 이상 소견 자체가 아니라 통증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