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육 시장이 커지면서 인공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6일부터는 전국 이마트 21개 지점에서도 100%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를 만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소비자의 접근성이 좋아졌다.

◆ 나스닥 상장한 비욘드미트
비욘드미트는 콩과 같은 식물성 재료로 인공육을 만드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기업으로 잘 알려졌다.
2019년 5월 2일, 비욘드미트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뉴욕 증시 나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는 25달러였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1월, 나스닥 기준 67억 달러를 기록하며 기업가치 10조원을 의미하는 데카콘 기업 등극을 앞두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채식과 인공육 인기가 많아지면서 비욘드미트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0년 1분기 전년 동기대비 141% 성장했으며 총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처음으로 손실에서 이익으로 흑자 전환됐다.
비욘드미트 제품이 판매되는 매장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2019년 상장 당시 전 세계 매장 3만 곳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2020년 3월 기준 9만 4000곳으로 늘어났다. 상장 일 년도 되지 않아 203% 성장한 것이다.

비욘드미트의 대표 제품은 햄버거용 패티다. 콩이나 호박과 같은 식물성 원재료로 만든다. 그밖에 비욘드 소시지, 비욘드비프, 비욘드비프크럼블 제품이 있다.
비욘드미트는 일반 소비자 이외에 요식업 브랜드와 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레스토랑과 대형마트, 식료품점에 공급되며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비욘드미트 인공육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던킨이나 서브웨이, KFC 등과 꾸준히 테스트 제품을 작업해 선보였고 결국 많은 브랜드에서 비욘드미트의 식물성 햄버거패티를 이용해 정식 메뉴를 출시했다. 특히 지난 1월, 중국의 스타벅스에서 비욘드미트 메뉴를 출시한다는 뉴스가 보도되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현재 국내에는 동원 F&B가 수입해 마켓컬리나 헬로네이처 등에서 판매된다. 동원몰에서 패티 2개가 들어있는 비욘드버거 227g는 1만2900원에 판매된다.
◆ 버거킹 채식버거의 비결 임파서블푸드

임파서블푸드는 미국의 스탠퍼드대학 생화학과 패트릭 브라운 교수가 2011년 설립한 인공육 스타트업으로 빌 게이츠와 구글벤처스, 코슬라벤처스가 투자했다. 인공육 산업의 또 하나의 유니콘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총 열 번의 라운드에서 투자금 12억 달러를 유치했으며 2019년 12월 기준 기업가치는 30억 달러로 추정된다.
임파서블푸드는 미국 내 8000여 곳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버거킹과 협업해 임파서블 버거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임파서블 푸드의 주력 상품도 비욘드미트와 마찬가지로 햄버거 패티다.
CEO 패트릭 브라운 교수는 단백질 성분 헴이 고기의 맛과 색을 낸다는 사실을 깨닫고 콩의 뿌리혹 부분에서 헴 단백질을 추출했다. 코코넛오일로 소기름 효과를 내고 밀가루와 감자전분으로 표면이 바삭해지는 효과를 재현해냈다. 놀랍게도 임파서블 버거의 타겟은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패트릭 브라운은 모든 사람에게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파서블푸드는 대표 제품 임파서블 버거 이외에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른 대체육류 개발도 목표를 하고 있다.
◆ 인공육의 지속가능성
환경오염 문제와 동물복지 윤리가 퍼지면서 당장 고기를 먹을 때 느끼는 만족감을 쫒기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등 인공육을 제조하는 기업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진짜 고기보다는 맛과 향, 식감이 부족할지라도 소비자의 가심비를 공략했고 이에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공육의 인기가 지속가능하려면, 건강에 좋다는 장점 이외에도 진짜 고기에 비할 만큼 맛이 좋아야 하며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과거 주목 받았던 콩고기가 맛 때문에 채식주의자에게도 외면 받았던 상황을 생각하면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또한 맛과 가격을 모두 잡아야 한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인공육 개발도 요원한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스타트업이 인공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이렇다 할 스타트업이 등장하지 않은 채 식품 대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 제품을 국내 시장에 수입 및 판매하고 있으며 롯데그룹의 롯데중앙연구소는 바이오기업들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자체적으로 인공육 개발에 나섰고 풀무원은 두부로 밀가루를 대체한 ‘두부면’을 출시했다.
비욘드미트의 패티가 향신료가 강하게 느껴진다는 평이 있는 만큼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인공육이 출시돼야 국내에서도 진짜 고기의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