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이 하위 50% 극빈층보다 탄소를 2배 이상 배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기후위기 등 글로벌 위기상황을 논의하는 유엔총회에 맞춰 지난 21일 ‘탄소 불평등에 직면하기(Confronting Carbon Inequality)’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SEI)와 함께 발간된 것으로 지난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5년간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인류는 722기가톤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약 753기가톤이 배출되는 데는 140년이 걸린 것을 미뤄보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보고서는 빈곤층의 50%를 차지하는 31억명의 사람들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상위 1% 부유층 6300만명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양은 전체 15%를 차지했다.
아울러 빈곤층이 탄소배출에 가장 적게 기여하는 반면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은 가장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체 1% 미만을 차지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아프리카는 홍수와 가뭄으로 농업에 악영향을 받고 있으며 농장 전역에서 거대한 메뚜기떼의 출연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세계 탄소 예산이 극빈층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기보다는 이미 부유한 사람들의 소비를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탄소예산은 지구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남은 양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25년 동안 상위 10% 부유층은 전 세계인이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의 3분의 1을 사용한데 반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극빈층은 4%를 소비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의 기후정책 책임자인 팀 고어는 “탄소 예산은 이미 부유한 사람들이 더 부자가 되는 데 쓰여버렸다”며 “극심한 탄소 불평등은 많은 정부가 수십년 동안 불평등하고 탄소 집약적인 경제 성장을 추구한 것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고 해도 세계 10% 부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으로 탄소예산이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옥스팜은 이를 막기위해 전 세계 정부가 부유층의 과도한 탄소 배출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상위 10% 부유층이 육상운송과 관련된 에너지의 45%, 항공 관련 에너지의 4분의 3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교통 수단은 오늘날 전 세계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데 SUV는 2010년과 2018년 사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 증가의 두 번째 큰 원인이었다.
팀 고어는 “SUV, 잦은 비행과 같은 고급 탄소에 대한 세금부과와 금지 조치를 통해 부유층의 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며 "그로 인해 확보된 자금은 일자리 창출과 빈곤퇴치를 위한 공공서비스 확대, 저탄소 부문에 투자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