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업계에 '비건 뷰티'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가치 소비가 중요해지면서 일명 '착한 소비'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플라스틱 용기와 동물실험 문제를 유발해온 화장품 업계에도 클린 뷰티와 비건 뷰티가 핫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 클린 뷰티와 비건 뷰티
일반적으로 비거니즘은 채식주의로 통용된다. 또 ‘비건’이라는 용어는 채식을 하는 식습관에 국한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른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성 원료가 포함됐거나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을 지양하자는 것을 비건 뷰티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건 뷰티' 제품은 동물에게 테스트할 수는 있지만 동물성 성분이 없다. 반면, '크루얼티 프리'는 동물성 성분을 포함할 수는 있지만 동물 테스트를 시행하지 않은 제품을 말할 때 주로 쓴다.
클린 뷰티는 파라벤이나 미네랄 오일 등 몸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자극을 최소화한 제품을 일컫는다. 제품 포장 용기 또한 생분해원료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뷰티 제품을 뜻한다.
영국 마케팅위크지에 따르면 2019년 영국에서 '비건 뷰티 제품 판매는 38% 증가했다. 식품 전문 매체 비건소사이어티는 영국인의 절반이 넘는 56%가 채식주의에 맞춰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식단, 식재료, 화장품, 심지어 세면도구도 비건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건 뷰티 제품 시장은 2025년 208억 달러(약 24조 5876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비건 뷰티 이끄는 브랜드

여러 화장품 기업이 비건 뷰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닥터브로너스는 '제3회 카라동물영화제’에 3년 연속 공식협력사로 참여한다고 전했다. 닥터브로너스의 대표 제품 ‘퓨어 캐스틸 솝’은 미국 농무부(USDA) 인증 유기농 원료로 제조된 클렌저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배제한 비건 제품이다. 이 브랜드의 제품은 모두 동물 실험을 배제하고 전 제품 90%가 비건 인증을 받았다.
농장 동물 복지 및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매년 수익의 일부를 선도적인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등 다양한 후원 및 교육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재생 유기농업과 공정무역, 공장식 축산업 반대, 재생 플라스틱 사용 등 환경보호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뷰티 브랜드 바디샵은 2019년 영국에서 300만 개 이상의 비건 뷰티 제품을 판매했다. 1년 내내 초당 1개씩 팔려나간 수치다. 더바디샵은 화장품 업계에서 동물 실험 반대 캠페인을 최초로 시작한 브랜드다. 화장품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일체 화장품 관련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2018년에는 세계 동물의 날을 맞이해 화장품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830만 명의 서명을 유엔에 제출했다.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모든 제품의 80%에 비건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헤어케어 제품에 달걀 사용을 중단했다. 러쉬의 슬리피 바디솝은 플라스틱 용기를 최소화하고자 별다른 포장 없이 비누로만 출시됐다. 포장 쓰레기는 배출되지 않을뿐더러 자연에서 얻은 원재료를 함유해 친환경 바디 클렌저라 할 수 있다. 러쉬는 앞으로 모든 제품을 비건 뷰티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닥터올가 ‘스칼프 호호바 티트리 샴푸’는 알로에베라 베이스의 천연 유래 99% 제품이다. 페타&비건(PETA) 및 캐나다 클린뷰티 ‘CertCLEAN’ 인증을 획득했다.
유기농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은 지난해 비건 뷰티 브랜드 리얼라엘을 론칭했다. 리얼라엘 마케팅 담당자는 “제품과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환경과 동물을 생각한다는 원칙이 있다. 전 제품에 동물성 성분 무첨가, 동물실험 반대, 저자극 테스트 임상 완료가 적용된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화장품의 미래는 '비건'이라고 내다봤다. 밀레니얼 세대 중 4분의 1은 자신을 채식주의자나 비건으로 간주한다. 이런 소비자들은 자신의 가치에 맞춰 물건을 구매하고 기업은 그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채식주의를 하지 않는 사람들 역시 생태, 동물, 환경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 비건 뷰티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매일 사용하는 로션과 샴푸, 바디로션 등 화장품만 잘 골라 써도 건강한 지구를 위한 친환경 첫걸음에 내딛은 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