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이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서 건강한 식물성 식단이 유방암 예방, 특히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보건, 인구 및 영양 저널(Journal of Health, Population, and Nutrition)’에 게재됐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매년 200만 건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유전, 연령, 출산력 등 조절이 어려운 요인 외에도, 식습관과 체질량지수(BMI), 음주, 흡연 등은 조절 가능한 유방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식이 조절은 유방암 관련 사망률과 질병 부담을 최대 3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생활습관 중 하나다. 특히 과일, 채소, 견과류, 통곡물 등 식물성 식품 위주의 건강한 식단은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입증되고 있으며, 반대로 서구식 식단은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이번 연구는 이란 여성 39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방암 환자 133명과 건강한 대조군 265명의 식이 습관을 조사해, 건강한 식물성 식단(hPDI), 비건강 식물성 식단(uPDI) 등의 지수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건강한 식물성 식단을 많이 섭취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약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폐경 후 여성에서 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건강한 식물성 식품이 식이섬유, 항산화제, 파이토케미컬 등 유익한 성분이 풍부한 반면, 정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은 적어 항염증, 세포 보호, 신생혈관 억제 등의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이섬유는 장 내 발암물질 노출 시간을 줄이고, 단쇄지방산 생성을 촉진해 유방암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BMI가 25 미만인 여성에서 건강한 식물성 식단은 유방암 위험과 역상관 관계를 보였으며, 이는 체중 관리와 체지방 감소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연구는 종양의 호르몬 수용체 상태를 분석하지 않았고, 식이 정보가 자가 보고 방식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연구진은 향후 보다 정밀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유방암 유형, 폐경 상태, 호르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